지난해 10월 경기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의 아트홀은 400여명의 청중으로 가득 찼다. 이들은 SK하이닉스가 주최하는 '희망 나눔 꿈의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모였다.
유명 오케스트라나 합창단의 공연은 아니었지만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의 초, 중학생들로 구성된 '꿈의 오케스트라'의 합동 공연을 응원하기 위해 SK하이닉스 구성원과 지역아동센터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연주자들은 3개월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맘껏 뽐내며 청중에게 가슴 벅찬 감동의 연주를 선사했다.
지난해 봄부터 청주시 꿈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온 김상현씨는 당시 공연을 잊지 못하고 있다. 다른 악기 교사 5명과 함께 청주 지역 학생들에게 화음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가르쳐 온 그는 "처음에는 여러 지역아동센터 친구들이 연습을 위해 모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공연 자체가 놀랍다"며 "악기를 배우면서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SK하이닉스가 지역 소외 아동들의 예술적 재능을 후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프로그램이다. 하이닉스의 공장이 있는 이천ㆍ청주의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각각 30여 명씩 모두 60여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을 모아 악기와 레슨비를 지원하고, 매주 한 차례 이상 모여 연습을 통해 아이들이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청주 꿈의 오케스트라는 지역 사회에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참가 문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는 악기 수도 늘리고 학생 단원도 10여 명 더 뽑을 계획이다. 특히 청주의 오케스트라에 있는 김형진(가명ㆍ15)군은 콘트라베이스를 배운 지 1년 남짓 만에 예술고에 진학하게 돼 오케스트라 전체에 큰 희망을 안겨줬다. 김씨는 "학생들 모두 자신의 악기로 연습을 할 수 있고 필요하면 집으로 가져가서 끊임 없이 연습을 하는 친구들이 여럿 있다"며 "형진이를 보고 많은 동생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또한 남다른 재능을 가진 아이들의 경우 우수 학생으로 선발해 전문가에게 정기적으로 레슨을 받게 하는 등 특별 지원을 하고 있다.
청주 산남고 김연욱양도 피아노 연주에 재능을 갖고 있었지만 중 2때부터 레슨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SK하이닉스의 도움으로 다시 피아노 교습을 할 수 있게 됐다.
어린이들에 대한 SK하이닉스의 지원은 음악 분야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다. SK하이닉스는 과학 영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2012년부터 '로보올림피아드'를 시행해 왔다. 이천ㆍ청주의 참가 아동들을 위해 로봇키트 교육을 돕고, 로봇 씨름대회 및 창조로봇 콘테스트도 실시한다.
그 결과 해 마다 250여 명의 어린이들이 로보올림피아드에 참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도 일일 교사로 나서서 행사를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어린이들에게 포상과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또 지난해 열린 제2회 로보올림피아드에서 상을 받은 어린이들에게는 해외 견학 프로그램의 우선 선발 자격을 주었다.
로보올림피아드 사업 말고도 SK하이닉스는 임직원 봉사단을 통한 과학재능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0년부터 이천∙청주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도체 및 주니어 공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낯선 반도체의 원리와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고 직접 공장을 찾아 제조 공정도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주니어 공학교실을 통해서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과학 수업을 실시하고, 다양한 실험 기회도 마련해 주고 있다.
이러한 어린이 지원 사업들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기부를 토대로 이뤄진다. 현재는 국내 임직원의 80%가 기부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 사회와 행복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기금 배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 결식 아동을 대상으로 밑반찬을 지원하는 '행복플러스 영양도시락', 초ㆍ중ㆍ고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두드림 장학' 사업 등이 있다.
이밖에 SK하이닉스는 지역아동센터 어린이가 센터를 나온 후 자립을 지원하는 '디딤씨앗통장후원', 낙후된 아동센터를 개보수하는 '희망둥지 공부방' 사업을 추진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 24억원으로 늘어난 기탁금을 바탕으로 기존 행복나눔기금의 사업 규모를 키워 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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