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모(36)씨는 얼마 전 대한항공 퍼스트클래스에서 주는 와인화장품 '다비'를 써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화장품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다비'는 처음 본 브랜드였는데, 사용해 보니 의외로 감촉이 좋았다. 1등석에서 주는 제품이니까, 품질에 대한 신뢰도 생겼다. 그러다 최근 백화점에서 다비화장품을 발견하고 곧바로 구매를 했다.
특급호텔이나 항공사 1등석에서 제공되는 어메니티(amenity)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어메니티란 여행객에게 내 집 같은 편안함을 제공하는 각종 소모품과 용품을 말하는데 호텔 욕실의 샴푸와 비누, 기내 화장품은 물론 전화기, TV, 침구, 티백, 커피 등 모든 비품을 포함한다. 처음엔 생소한 브랜드였지만 최고급 호텔이나 항공기 1ㆍ2등석에서 써봤던 VIP고객들이 입 소문을 내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백화점 등에까지 입점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 와인회사인 몬다비가 개발한 고급화장품 '다비'는 현재 세계 10대 특급호텔의 하나로 꼽히는 페닌슐라호텔 객실에 비치되어 있고, 2011년부터는 대한항공 퍼스트클래스와 프레스티지클래스에 공급되고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당시 이 화장품을 들여오면서 "다비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더 매력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국내에서 '1등석 화장품'으로 입 소문을 타면서 LG생활건강이 들여와 현재 백화점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 상반기에만 3개를 추가로 열고,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 판매도 확대할 예정이다.
영국의 생활용품 브랜드 몰튼브라운은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객실에서 볼 수 있다. 국내에선 낯설지만 지난 3년간 영국 왕실 공식 목욕용품으로 꼽힌 브랜드이다. 이인철 객실팀장은 "처음엔 호기심을 보인 고객도 많았고 또 유럽 럭셔리 호텔에서만 사용하던 최고급 제품임을 아는 고객들은 매우 반가워했다"고 말했다. 호텔 어메니티로서 성공을 거둔 몰튼브라운은 그 여세를 몰아 지난해 롯데백화점 2곳에 입점했다.
영국 스파브랜드인 '아로마테라피 어소시에이트'는 힐튼계열의 최고급 브랜드인 콘래드 여의도와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 들어가 있다. 콘래드 측은 아로마테라피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아예 지난 해 10월부터 이를 이용한 스파 마사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판매도 한다.
뉴욕 헐리웃 스타들이 찾는 스파브랜드 '블리스'도 '전 세계 W호텔 어메니티 선정'을 주요 홍보 문구로 내걸고 있는데 W호텔을 통해 국내에 알려졌다고 얘기가 나올 정도다. 현재 신세계 강남, 현대 무역 등 3개로 점포를 확장하고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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