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교육 정책들에 대해 국민들은 ‘모두 보통에도 못 미쳤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역대 최하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의 만 19세 이상 75세 미만의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 공개한 ‘교육여론조사 2013’ 결과에 따르면 평가 대상인 이명박 정부의 15개 교육 정책 가운데 3점(보통) 이상의 점수를 받은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여론조사는 각 정책별로 5점 척도(매우 잘함 5점, 어느정도 잘함 4점, 보통 3점, 별로 못함 2점, 전혀 못함 1점)의 평가가 이뤄졌다. 1999년 처음 실시된 이 조사는 2011년부터 매년 실시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 가운데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정책은 ‘학교폭력 근절 및 인성교육 강화’로 2.15점에 그쳤다. 2011년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이후 정부가 학교폭력 가해사실의 학생부 기재, 복수담임제, 학교폭력전수조사 등이 담긴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을 내놓았으나 국민들이 느낀 실효성은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던 사교육비 절감과 자율형사립고 등 고교다양화 정책도 2.5점 미만의 점수를 받아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통한 특목고 준비 사교육비 감소’(2.31점), ‘방과후 학교 내실화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2.42점), ‘입학사정관제 도입을 통한 입시 제도의 개선’(2.34점), ‘고교 다양화를 통한 창의 인재 육성’(2.44점) 등이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육성을 통한 고졸 취업 체제 구축’(2.80점)이었다.
학교교육과 교사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도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들은 ‘우리나라의 초ㆍ중ㆍ고교를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어떤 성적을 주겠느냐’는 질문에 2.49점(5점 만점)을 줬다. 학교 교육에 대한 평가는 2006년 2.94점, 2008년 3.05점, 2010년 3.09점 등으로 조금씩 좋아졌다가 2011년 2.85점, 2012년 2.90점에 이어 지난해는 전년 대비 0.41점이나 하락하며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교사의 역할 수행에 대해서도 2.58점으로 평가해 전년(2.99점)보다 크게 낮아졌다. 응답자들은 학교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수업내용과 방법의 질 개선’(46.1%), ‘학생을 위한 친절한 상담 활동’(23.8%)을 우선적으로 해야한다고 봤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교육문제로는 ‘학생의 인성ㆍ도덕성 약화’(48.0%), ‘학교폭력’(21.9%), ‘교육비리’(11.9%) 등을 꼽았다.
박근혜 정부의 25개 주요 교육 정책에 대해서 응답자들은 ‘인성 교육 중심 수업 강화’(65.5%)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고, 학교폭력 감지ㆍ대응체계 구축(63.6%), 특성검사 활용 등을 통한 학교폭력ㆍ자살 예방체계 확립(61.2%) 등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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