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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한일관계 개선하라"… 쓴소리만 듣고 돌아간 일본 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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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한일관계 개선하라"… 쓴소리만 듣고 돌아간 일본 외무

입력
2014.02.0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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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냉각된 한일관계와 관련해 정해진 회담시간의 3분의 1을 할애해 우려를 표하고 개선을 촉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사전 조율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는 '야스쿠니'를 의제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야스쿠니'만 빼놓으면 일본으로서는 덕담 듣거나 미국과 우의를 확인할 일밖에 없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을 두고 미국은 일본 정부에 벌써 여러 번 감사의 말을 전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공동 대응하고, 다자간 FTA인 TPP 협의를 발전시켜 나가며, 일본이 집단적자위권을 행사하는 데는 두 나라의 뜻이 일치한다.

그러나 케리 장관은 '야스쿠니'라는 말을 쓰지 않는 대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장관을 향해 한일관계가 삐걱대는 상황은 미국의 국익에 반한다고 지적하며 "(한일관계에)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고 단도직입으로 질문했다. 고위 당국자 이상 수준에서는 전혀 대화조차 하지 못하는 현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구체 방안을 물은 것이다.

기시다 장관은 "구체적인 협력을 쌓아가며 끈기 있게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아베가 틈만 나면 "조건 없이 대화할 문은 늘 열려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 역시 관계 개선을 위한 의욕만 넘치는 모습이다. 일본 언론조차 '실제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할 정도다.

케리 장관은 또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중일관계 개선도 촉구했지만 기시다 장관은 "일중간 전략적 호혜 관계를 목표로 한다는 데 변함 없다"는 원칙론만 되풀이 했다.

기시다 장관의 방미 목적 중 하나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 때 일본 국빈방문을 성사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일 장관은 회담 후 구체적인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기시다 장관은 바로 이어진 수전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과 회담에서도 "일정 조정 중"이라는 말만 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일본 3개국을 돌 계획이어서 체재에 이틀 이상 걸리는 국빈방문도 가능하다는 게 일본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한국이 '일본만 가는 것은 아베의 야스쿠니 참배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방문을 요청하자 모른 척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전세기를 동원한 기시다 장관의 24시간 방미를 결산하며 일본 언론은 "한국, 중국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계를 개선할까가 미국과 깊은 신뢰관계를 쌓는데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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