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와 시민ㆍ환경단체들이 벙커C유'퇴출'운동에 본격 나섰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벙커C유를 청정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등으로 바꾸려는 이 운동의 첫 대상 사업장은 벙커C유 사용량이 가장 많은 열병합발전시설.
청주시는 흥덕구 죽림동 청주 열병합발전시설의 연료를 벙커C유에서 액화천연가스나 액화석유가스로 전환하도록 한국지역난방공사에 공식 요구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시의 이 같은 조치는 올해까지 대기질을 환경기준치 이하로 개선하라는 환경부 지침에 따른 것이다.
환경부는 2009년 전국 50만 이상 도시 가운데 청주를 비롯한 천안, 전주, 포항, 창원 등 환경기준을 초과한 5개 시에 대해 2014년 말까지 대기질을 개선하라고 시달했다. 청주시는 개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대기환경 규제지역으로 묶여 갖가지 추가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가 가장 걱정하는 대기오염 물질은 미세먼지다. 청주지역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012년 51㎍/㎥에서 2013년에는 55㎍/㎥로 더 나빠졌다. 올해 개선 목표인 43㎍/㎥는 고사하고 환경기준인 50㎍/㎥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의 하나인 벙커C유 사용을 줄이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벙커C유는 청정연료에 비해 먼지를 54배나 더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벙커C유를 청주 지역난방공사가 가장 많이 사용한다.
지난해 청주 지역난방공사의 벙커C유 사용량은 8만 2,780㎘로 청주시 전체 사용량(8만 4,145㎘)의 98.4%를 차지했다.
곽경일 청주시 대기보전담당은 "그 동안 지역난방공사에 청정연료로 교체해줄 것을 수 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면서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대기오염을 잡기 위해 청정연료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시민ㆍ환경단체들도 청정연료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공기업인 지역난방공사가 환경 개선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이 단체 오경석 정책국장은 "현재 전국 14개 지역난방공사 가운데 벙커C유를 사용하는 곳은 청주와 대구 두 곳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친환경에너지 공기업을 표방하는 지역난방공사가 청정연료 전환에 소극적일 이유가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청주충북환경련은 올해 청주 지역난방공사 일대에 대한 대기오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주변 지역의 환경 민원에 대해서도 적극 조사할 방침이다.
지역난방공사 청주지사측은 시설비(175억원 추산)와 연료비 부담 등을 들어 연료 교체를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철 공무과장은 "청주 열병합발전시설의 경우 해마다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는 상황이어서 시설교체를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벙커C유를 쓰고 있지만 완벽한 공해물질 방지시설을 갖추고 기준치 이하로 배기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대기에 큰 영향은 없다"고 주장했다.
글ㆍ사진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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