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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박해~ 병인박해 때 순교… 정약용 친인척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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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박해~ 병인박해 때 순교… 정약용 친인척 많아

입력
2014.02.0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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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諡福)을 결정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는 조선 말 신해박해(1791)부터 병인박해(1866) 때까지 순교한 천주교 초기 신자들이다. 신유박해(1801) 순교자가 53명으로 가장 많고 기해박해(1839) 순교자 37명, 병인박해 순교자 20명, 신유박해 이전 순교자가 14명이다.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 교황 가운데 처음 한국을 찾아 병인박해 순교자 103명을 성인으로 시성(諡聖)했을 때 누락된 순교자들이다.

시복자 중에는 실학자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친인척이 유독 많다. 전라도 진산(충남 금산)에 살던 윤지충은 외사촌인 정약용의 권유로 천주교를 받아 들였다. 윤지충은 모친이 별세하자 어머니 신주를 불태우고 제사를 모시지 않아 외사촌 권상연과 함께 정조 15년(1791) 12월 전주 풍남문 밖 마당에서 참수돼 조선 최초의 순교자가 됐다. 이 사건이 바로 신해박해 또는 진산사건이다.

정약용의 바로 윗형인 정약종은 네 형제(정약현,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 중 가장 늦게 천주교에 입교했다. 정약종은 1795년 정약용의 처남인 이승훈과 함께 청나라 신부 주문모로부터 세례를 받고 한국 최초의 평신도 단체회장을 지내는 등 신앙에 열심이었고 체포된 후에는 배교를 거부하다 참수됐다. 신유박해 때 순교해 이번에 복자에 오른 정철상은 정약종의 큰 아들이다.

주문모는 조선에 입국한 첫 성직자다. 조선인으로 변장해 1794년 입국했다. 충청도 내포 사람인 강완숙의 집에 숨어 지내며 성사를 집전해 6년 만에 조선교회 신자를 1만명으로 늘렸다. 신유박해 때 귀국하려다 순교하기로 마음먹고 자수해 새남터에서 효수됐다. 강완숙은 여성 평신도의 모범으로 꼽힌다. 입교 후 한양으로 옮겨 주문모 신부를 숨기고 자신의 집을 집회 장소로 제공했다가 서소문에서 참수됐다.

전라도 첫 신자인 유항검은 주문모 신부를 호남으로 데려가 성무 집행을 보조해 '호남의 사도'라고 불린다. 이성례 마리아는 최경환 성인의 부인이자 별도의 시복 절차를 받고 있는 최양업 신부의 어머니로 당고개에서 참수됐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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