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40세라는 사실은 잊고 있었다.”
바이애슬론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올레 아이나르 뵈른달렌(40ㆍ노르웨이)이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개인 종목에서 우승한 ‘40대 선수’가 됐다.
뵈른달렌은 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라우라 크로스컨트리ㆍ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10㎞에서 24분33초5를 기록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 개인 통산 7번째 금메달이자 12번째 메달이다.
40세20일의 나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뵈른달렌은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땄던 캐나다의 더프 깁슨이 세운 기록(39세190일)을 넘어섰다. 그는 우승을 차지한 뒤 “마치 20대 때의 느낌”이라며 즐거워했다.
뵈른달렌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메달 획득 기록도 세웠다. 1998년 나가노 대회 같은 종목에서 우승한 그는 이번 대회 메달까지 금메달 7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 등 총 12개를 목에 걸며 바이애슬론의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2010년 벤쿠버 대회에서 계주 금메달 한 개에 그치기도 했던 그는 “(성적이)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매일 훈련에 전념한 결과가 바로 오늘의 금메달로 돌아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뵈른달렌은 이로써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1998년 나가노 대회까지 금메달 8개와 은메달 4개를 획득한 크로스컨트리의 뵈른 달리(47ㆍ노르웨이)의 기록과 동률을 이루게 됐다. 그는 “달리와 나를 비교할 수는 없다”며 “달리는 노르웨이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라고 겸손한 면모를 보였다.
달리가 가진 동계올림픽 최대 금메달(8개) 기록에 1개 차이로 다가선 그는 오는 11일 12.5㎞ 추발과 남자 및 혼성 계주에도 출전 예정이라 개인 최다 메달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남아 있다. 그는 “계주에서 모든 선수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면 메달 획득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0년 벤쿠버 대회 직후 그는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4년 후 나는 소치에 있게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그 각오는 현실이 됐다.“인생은 무언가를 포기하기엔 너무 짧다”는 바이애슬론 전설의 질주 앞에서 나이란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