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호 한국만화가협회 신임 회장은 지난 달 27일 인터뷰에서 "총회장에서 신구세대간 갈등으로 불미스런 사태가 날 것을 우려한 이들도 있었다"며 "무난하게 끝나 다행이고 또 희망적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시종 무거웠다.
-이번 선거가 한국만화가협회(이하 만협)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것 같다.
"1997년 청소년보호법 문제가 터진 후 만화계가 한 목소리를 냈던 것처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건드려주는 바람에 만화인들이 뭉쳐 변화의 물결이 일게 됐다. 그 덕에 만협도 이렇게 변화하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선배 세대의 우려도 만만찮았다 던데.
"원로 선생님들이 내가 출마한다고 하자 '너무 젊은 게 아니냐'고 하셨다 더라. (조관제 전 회장은 67세다.) 젊은 신입회원들도 대거 가입한 상황이어서 우려도 컸을 것이다. 원로 선생님들을 한 분씩 만나 설득했다. 투표장에서 원로 선생님들의 표도 많이 얻었다."
-3년 임기의 책임이 막중한데.
"우선 클린계약캠페인을 통해 실질적인 이익단체로서 위상을 정립할 생각이다. 만화가들이 불공정 계약에 많이 당하곤 한다. 그릇된 계약 관행과 사례 등에 대해 적극 대처할 것이다. 만화문화연구소를 부활시켜 학계나 비평가 그룹을 흡수하고 웹툰 아카데미에서 발전한 만화 아카데미를 설립할 계획이다. 만화가가 주인이 되는 시상식 등 여러 계획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6개 분과체제가 자리잡게 하는 것이다."
-만화가 개개인들의 고민도 많을 텐데.
"웹툰 작가들은 '1년이 다르다'고들 한다. 발표 공간은 얼마 안 되는데 작가가 너무 많다. 예전 잡지만화 시절에는 데뷔 문턱이 높은 대신 작가가 되면 안정적인 작품 활동이 가능했다. 지금은 작가가 너무 늘어 발표 기회를 얻기 너무 힘들어졌다. 웹툰이나 출판만화나 마찬가지다.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이 신임회장은 1992년 '소년 중앙'에 단편 '고독한 전사'로 데뷔한 후 단행본 (93) (95)으로 판매량 100만 부를 넘기면서 일약 스타 작가로 떠올랐다. 2005년 학습만화 를 거쳐 2007년 다음에 를 연재하면서 웹툰 무대에 진입했다. 등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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