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본사의 생산기지 조정으로 일감 부족사태에 직면한 한국지엠이 결국 사실상 감원을 시작했다.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인데, 2009년 이후 벌써 네번째다.
한국지엠은 지속 경영 가능한 회사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7일부터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사내 공지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5년차 이상의 본사 및 연구소 소속 사무직과 공장 생산현장 관리직이다. 희망퇴직 위로금은 ▦1989년 이전 입사자는 3년치 ▦90~98년 입사자는 2년6개월치 ▦99~2010년 입사자는 2년치 급여가 지급된다. 이와 별도로 모든 희망 퇴직자에게는 2년치 학자금과 1,000만원 상당의 자동차 바우처가 지급된다. 한국지엠 측은 300여명 정도가 희망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생산직 희망퇴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미국 GM본사는 글로벌 레벨의 생산기지 조정 계획에 따라 2016년부터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 시장에서 철수키로 했는데, 이로 인해 쉐보레 차량을 만들어 유럽에 수출해 온 한국지엠은 생산물량 축소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GM측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한국 철수설을 부인하지만, 설사 한국을 떠나지 않더라도 한국지엠의 위상은 갈수록 줄고 전망은 불투명해 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은 비용을 줄이고, 조직의 효율성과 민첩성을 높이기 위한 것일 뿐 인위적 감원은 결코 아니다"며 "한국 철수는 물론 강제적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GM은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했으며, 한국지엠은 2009년 한 차례, 2012년에 두 차례 등 지금까지 최근 5년간 세 차례의 사무직 희망 퇴직을 실시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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