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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코이카 단원의 제자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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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코이카 단원의 제자사랑

입력
2014.02.0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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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뛰어 넘은 제자 사랑'이란 이런 것일까.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의 60대 해외 봉사 단원이 불의의 사고로 한쪽 팔다리를 잃은 제자가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주인공은 정익재(66)씨다. 인도네시아 중부 스마랑의 한 기술학교에서 자동차 관련 기술 교육을 담당하던 그는 지난해 5월 제자 아리스만(20)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아리스만이 현지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하다 고압선에 감전됐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병원조차 가지 못한 채 민간 요법에만 의존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아리스만은 이 사고로 오른쪽 팔과 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어 피부가 녹고 뼈만 앙상했다. 치료가 늦어지면 목숨까지 위태로운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정씨는 위중한 아리스만을 돕기 위해 코이카 인도네시아 사무소에 곧바로 도움을 요청했고, 한편으론 수술 등 의료 행위에 대해 거부감이 있던 가족들 설득에 나섰다. 마침내 그해 11월 아리스만이 현지 켄 사라스병원에서 처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더 큰 난관에 봉착했다. 사고가 난 지 6개월이 돼서야 첫 치료가 이뤄진 터라 아리스만의 오른쪽 손발은 이미 썩어가고 있었고, 결국 수족을 자르는 절단 수술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정씨는 실의에 빠진 제자에게 희망을 되찾아주고 싶어 백방으로 뛰었고, 때마침 이를 전해들은 코이카 본사와 협력 병원인 서울 한강성심병원이 아리스만의 치료를 돕겠다고 나서면서 결실을 맺게 됐다.

지난해 12월 가족과 함께 한국에 온 아리스만은 한강성심병원에서 피부ㆍ신경치료와 함께 의족과 의수를 제공받아 재활 치료에 매진했다. 코이카 봉사단원들과 한국에 있는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은 간호와 문병, 통역 등을 자처하면서 아리스만의 치료에 힘을 보탰다. 2개월 집중 치료를 받은 아리스만은 손을 사용하고 혼자서 일어설 수 있을 만큼 상태가 좋아져 최근 인도네시아로 돌아갔다.

2년의 코이카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국해 3일 아리스만을 만난 정씨는 "무엇보다 반가웠던 건 아리스만이 웃음을 되찾은 것"이라며 "그가 인도네시아에서도 계속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한 대기업에서 자동차 기술 관련 일을 했던 정씨는 퇴직 후 의미 있는 일을 찾다 2012년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이 돼 인도네시아 봉사 길에 올랐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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