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한중일 바둑 대결에서 중국이 마수걸이 우승을 차지했다. 2~4일 중국 베이징 CC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4 하세(賀歲)배 한중일 바둑쟁패전에서 중국의 스웨가 우승, 올해도 역시 세계 바둑계에 거센 황사바람을 예고했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에서 스웨, 한국에서 이세돌, 일본에서 무라카와 다이스케가 각각 출전, 역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추첨 결과 1회전 부전을 뽑은 선수가 이튿날 1회전 패자와 2회전 경기를 벌여 패자는 탈락하고 승자는 다음날 1회전 승자와 다시 대결,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추첨 결과 이세돌이 부전을 뽑아 2일 열린 1회전에서 스웨와 무라카와가 먼저 대결했다. 일본 랭킹 1위 이야마 유타 대신 출전한 무라카와는 지난해 38승을 기록해 다승 2위를 차지한 실력파로 유키 사토시와 함께 관서기원을 대표하는 강자지만 최근 중국 1위를 넘어 세계 1위로 우뚝 선 스웨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튿날 1회전 패자 무라카와와 이세돌의 2회전이 열렸다. 이세돌은 무라카와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앞서는데다 일주일전 열린 구리와 10번기 제1국에서 멋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쾌승을 거둔 바 있어 국내에서는 대부분 이세돌의 무난한 승리를 점쳤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세돌이 뜻밖에 무기력한 경기 운영으로 힘없이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이세돌은 완전 탈락, 3위로 밀려 났다.
무라카와는 4일 스웨와 다시 3차전(결승전)을 벌였으나 이번에도 역시 스웨가 안정적인 전력으로 무난히 승리를 거둬 올해 첫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하세배는 '새해를 경축한다'는 의미로 중국이 주최한 조촐한 이벤트기전이지만 우승 상금이 80만위안(약 1억 4,000만원)으로 적잖은 규모인데다 올해 세계대회 시즌의 본격 개막에 앞서 한중일 최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서 바둑계의 많은 관심이 쏠렸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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