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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들 "이제 뉴미디어 사업은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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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들 "이제 뉴미디어 사업은 우리가…"

입력
2014.02.0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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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 블로그로 인기를 끌던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스타 기자 에즈라 클라인이 지난 달 신생 복스미디어(Vox Media)로 자리를 옮겼다. 종이신문을 내온 구 미디어에서 영향력이나 인지도가 높았던 기자, 칼럼니스트들이 인터넷 뉴스사이트 같은 뉴미디어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현장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옮겨가는 곳이 미디어업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존 매체의 인터넷 조직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디어와 전혀 무관했던 정보기술(IT)기업들이 뉴미디어 사업에 눈독을 들여 매체를 만들고 이곳으로 스타 기자들이 옮겨가고 있다. 미디어업계가 IT기업 주도로 프레임 자체가 바뀌려 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 보도 등에 따르면 그런 주도권 전환의 추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업 중의 하나가 바로 복스미디어다. 이 기업은 뉴스미디어를 잇따라 만들고 있는 IT 업체다. IT 기술을 이용하는 미디어기업이 아니다. 고용하는 기자도 뉴스를 제공하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도 지금 IT 세상에 최적화된 기업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버즈피드' 같은 업체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종이신문을 만들던 구미디어가 덤으로 뉴스사이트를 만드는 것과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 이들에게는 IT 기술이 조연이 아니라 뉴스의 주역이다. 허핑턴 포스트의 공동창업자는 인터넷미디어의 편집에 관한 제안을 받았을 때 반드시 어떤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뉴스를 어떻게 제공하느냐가 어떤 뉴스 콘텐츠를 만드느냐 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이야기다. 복스미디어 자회사인 속보 중심의 뉴스사이트 '더버지(The Verge)'를 만든 사람은 AOL 산하 가젯 정보사이트 직원이었다. 이 사이트는 현재 한달 순수방문자가 1,000만명을 헤아린다.

클라인 역시 구미디어의 명성에 기대 얼굴 마담 노릇 하려고 복스미디어로 간 게 아니다. 거기서 그는 워싱턴포스트의 다른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뉴스사이트를 만들 계획이다. 정치나 정책 같은 장르를 넘어 뉴스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도록 도와주는 사이트를 목표로 한다. 클라인은 새 뉴스사이트에 필요한 연간 예산을 1,000만달러(108억원) 정도 규모를 잡고 있다. 폭발력 있는 새로운 뉴스사이트를 만드는 데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는 이야기다. 돈이 쌓이는 IT 기업이 이런 시도를 해보기 훨씬 유리한 조건에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역시 독자 의견이나 화제 콘텐츠 등을 집중적으로 담으면서 저비용으로 높은 페이지뷰를 자랑한다. 창업자인 케빈 라이언은 과거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매수를 검토했을 때 그 매체의 기자 한 사람당 사무실 비용이 자사의 6배 이상이라는 점을 알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페이지뷰는 온라인 독자수로 미국 1위인 월스리트저널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고경영자 헨리 프로젝트는 "디지털 저널리즘은 신문과 TV의 보도가 다른 것 만큼 그 둘과 다르다"며 "신문 대기업이 방송까지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방송이나 신문 대기업이 인터넷 미디어를 잘 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김연주 인턴기자(이화여대 영문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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