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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도서관 벗어나 네트워크로 둥둥 떠다니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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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도서관 벗어나 네트워크로 둥둥 떠다니는 시대

입력
2014.02.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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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테뉴어(교수의 종신 재직권) 심사는 대개 대상자의 연구실적과 논문 인용지수, 동료 교수들의 평가서 등을 쌓아 놓고 알 굵은 안경을 쓴 노교수들이 진행한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런 것들을 뒤지느라 늙은 교수들이 피곤해지지 않을까. 해당 분야의 키워드를 구글링했을 때 그가 얼마나 많이 등장하는지, 블로그에 그의 연구 성과가 '긁어다 붙여진' 빈도가 얼마나 되는지, 트위터 맨션이 얼마나 리트윗됐는지…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인터넷 마케팅에 관한 책으로 유명해지고 유력 정치인들의 컨설턴트 역할까지 맡아온 저자의 이 책은, 전 세계가 거대한 망(네트워크)으로 연결된 시대에 지식이란 어떤 것이고 또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에 대한 진단서다. 지난 세기 후반까지 도서관 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존재였던 지식은 지금 네트워크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식을 소유할 수 있고 그것의 형성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 책은 이런 변화에 담긴 위험과 가능성을 찬찬히 짚어 보여준다.

'알기엔 너무 크다(Too Big To Know).' 책의 원제목에 저자의 입장이 집약돼 있다. 지식이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ㆍ유통되는 부작용을 인정하지만 이미 우리가 지닌 지식은 두뇌나 도서관에 담기에는 너무 방대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식의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마련하자는 게 책의 결론이다. 접근을 용이하게 할 것과, 메타데이터(다른 데이터의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 하이퍼링크로 모든 자료를 연결할 것 등이 그 솔루션으로 논증된다.

"이제 방 안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은 우리에게 강의를 하면서 앞에 서 있는 사람도, 그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지혜도 아니다. 방 안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은 방 그 자체, 즉 그 방 안에 있는 사람들과 다양한 생각을 묶어주는 네트워크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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