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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를 극복하라" 세계 3대 중앙은행장의 연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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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를 극복하라" 세계 3대 중앙은행장의 연금술

입력
2014.02.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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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유럽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높다. 이런 시기에 전 세계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미국과 유럽 각국의 대통령이나 총리 관저가 아니다. '경제 대통령'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중앙은행(BoE)의 총재이다. 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통화인 달러, 유로, 파운드의 발행ㆍ공급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직 관료도 아닌 이들이 이처럼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에서 최근 뉴욕타임스로 자리를 옮긴 경제 전문기자 닐 어윈은 인류 진보의 원동력으로 작용한 중앙은행의 역사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그는 화폐를 발행해 공급하는 권리를 오랫동안 가져 온 이들을 '현대판 연금술사'로 표현한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FRB 출입기자였던 저자의 관심은 그가 '3인 위원회'로 명명한 벤 버냉키 FRB 의장,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 머빈 킹 BoE 총재에게 집중돼 있다. 저자는 이들 3인의 의사결정 순간을 생생히 묘사함으로써 세계 금융위기와 경기 후퇴, 위기를 극복하는 중앙은행장들의 역할을 흥미롭게 묘사한다.

2007년 8월 9일 프랑스 브르타뉴 지역에서 휴가를 즐기려던 장 클로드 트리셰와 크리켓 경기장으로 향하던 머빈 킹,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과 아침식사를 하려던 벤 버냉키는 각각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는 연락을 받는다. 이것이 1년 뒤 세계적인 파장을 낳았던 세계 금융 위기의 시작이었다고 저자는 전한다.

중앙은행장의 막강한 권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저자는 17세기 스웨덴에서 탄생한 최초의 중앙은행을 시작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1920~1930년대 미국을 휩쓸었던 대공황의 원인에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실패가 한 몫하고 있었다.

금융 위기 도래 후 5년 넘게 시간이 흘렀지만 세계 경제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따라서 이들 중앙은행장들의 '연금술'은 성공하지 못한 듯 보이지만 저자는 "파국을 피한 것만도 대단한 일"이라며 이들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세계 금융의 과거와 현재의 이해를 돕는 책으로, 비교적 딱딱하지 않게 쓰인 게 강점이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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