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안철수 저격수'를 자임하고 있다. 6ㆍ4 지방선거에 앞서 민주당의 텃밭이자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에서 '안풍(안철수 바람)'이 거세자 '호남의 맹주'로서 존재감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 '중진 차출론'에 기대 전남지사 출마 카드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도 엿보인다.
박 의원은 6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안철수 신당(새정치신당)이 특정한 지역에서 창당 멤버로 민주당 소속 광역의원 20여명을 빼 가려는 서명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전북에서 강봉균 전 의원을 데려가고, 광주ㆍ전남에선 모 의원들의 주도로 의원들을 민주당에서 빼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민주당에서 사람을 빼 가는 것은 성공할 수 있지만 과연 신당으로서 국민에게 참신성을 줄 수 있을까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 측은 "민주당 광역의원을 대상으로 우리가 서명을 받거나 한 사실이 없다"며 "박 의원이 근거도 없는데 사실처럼 말하는 것이야말로 구정치의 전형"이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앞서도 안 의원 측의 영입 인사들에 대해 '민주당 기웃 인사들'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새정치신당의 호남 공략에는 "부산 등 영남에 가서 어려운 싸움을 하라는 게 민심인데, 편한 노원에서 배지 달고 야권이 이기는 호남을 먹겠다고 하는 건 당선만 찾아 다니는 구정치"라고 날을 세웠다. 안 의원 주변의 '안철수 서울시장 직접 출마론'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낙선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박 의원의 잇단 '안철수 공격'은 호남에 불어 닥친 '안풍'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반대로 민주당 내에 팽배한 위기감의 방증일 수도 있다. 아울러 박 의원 자신의 전남지사 출마를 염두에 둔 일종의 마케팅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박 의원은 "나도 민주당과 안 의원의 새정치신당이 연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호남이 위태로울 경우 구원투수로 나설 뜻은 있다"며 전남지사 출마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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