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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모바일 특허 '3각 동맹'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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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모바일 특허 '3각 동맹' 구축

입력
2014.02.0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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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구글, 시스코 등과 손잡고 '특허 풀링(License pooling, 특허로 하나되기)'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경쟁기업이나 '특허괴물(NPEㆍ특허전문기업)'등의 무차별적 소송에 대처하는 데 급급했던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전투력이 뛰어난 우군을 확보해 단단한 특허 방어동맹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특허공유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 개발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6일 미국의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와 현재 특허는 물론 앞으로 10년 동안 출원되는 특허를 공유하는 '포괄적 교차공유(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구글과도 비슷한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구글과 시스코 역시 하루 전에 특허공유 계약을 맺은 상태. 따라서 '삼성전자-구글-시스코'의 3각 동맹이 만들어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세계 정상에 있고,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운영체계(OS)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시스코는 세계적 통신장비 회사이다. 때문에 이들의 동맹은 모바일 분야에서 가장 단단한 연합체로 평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계약을 두고 "기술 기반의 회사들 사이에 특허 분쟁에 대한 걱정 없이 제품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특허 공유가 활발하다"며"특히 삼성전자와 시스코는 특허와 관련해 가장 활발히 뛰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스코는 그 동안 기술 경쟁력이 강한 기업 41개사를 인수하면서 성장했고,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미국에 등록한 특허만 9,700건이 넘는다.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 출원 건수에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IBM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WSJ은 이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은 물론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 개발에 있어 필수인 무선 통신 분야에서 생길 수 있는 위협을 예방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스코의 댄랭 특허 담당 부사장은 "지나친 소송전으로 혁신이 제약 받고 있는데 이번 계약으로 두 회사가 그런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혁신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구글-시스코의 동맹이 특허 경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라고 보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글로벌 IT업계에서 특허는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의 수단이 아닌, 경쟁사를 제압하기 위한 무기로 둔갑해 버렸다.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의 지루한 소송 등 수 많은 업체들이 특허로 물고물리는 혈투를 벌여왔다.

최근 들어 업계에선 이 같은 특허 무기화에 대한 반성과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3각 동맹도 특허를 '싸우기'보다는 '나누기(공유)'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공감대 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기술 진보가 빠르게 일어나고 미래 시장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회사들끼리 특허 공유를 통해 기술 개발에 따른 부담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은 효율적"이라며 "특히 장기(10년) 계약이라는 점은 파트너들 사이의 진정성과 신뢰를 보여주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같은 대학원의 이정동 교수도 "특허를 공유할수록 수 많은 특허 중에 돈을 벌 수 있는 것을 골라내는 것이 중요"해진다며 "기술 부서뿐만 아니라 사업 부서도 처음부터 한 몸처럼 붙어 사업성이 있는 특허와 기술을 채로 치고 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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