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편의점 체인인 CVS가 담배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연간 20억달러(2조1,500억원)의 매출을 포기하는 결정이다.
CVS는 오는 10월부터 전국 7,600개 매장 진열대에서 담배를 철수시키겠다고 5일 발표했다.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전자담배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CVS는 미국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의점 체인이다. CVS의 래리 메를로 최고경영자는 건강을 파는 CVS의 기업가치에 담배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병주고 약주는 자기 모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매출 대폭 축소를 예고하는 이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날 CVS 주가는 1.01%밖에 하락하지 않았다.
금연운동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버락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CVS의 결정이 의료비용을 줄일 것"이라는 특별성명까지 냈다. 부인 미셸도 트위터에 "좀 더 쉽게 숨을 쉴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미국 언론들은 건강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CVS의 약국이 헬스케어 센터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CVS의 이번 조치를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새해 들어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금연운동이 붐이다. 단체들은 월마트 등 아직 담배를 판매하는 할인점, 소매점도 담배를 팔지 말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앞서 미국심장협회, 담배없는어린이운동 등 7개 단체는 10년내 흡연율을 10% 이하로 줄이고, 5년 안에 2차 흡연을 방지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의회에선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처럼 규제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미 식품의약국(FDA)도 사상 처음으로 금연광고를 11일부터 시작한다. 광고는 흡연으로 치아가 뽑히고 피부가 손상되는 끔찍한 모습을 보여준다. FDA의 캠페인은 정체된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담배시장 신규 소비자인 청소년(12~17세)부터 흡연을 막자는 취지다. 미국에서는 매일 18세 이하 청소년 3,200명이 담배를 배워, 이 가운데 700명이 흡연에 빠져든다는 조사가 있다.
미국 흡연율은 1965년 42%에서 현재 18% 수준으로 내려왔고, 뉴욕시처럼 담배세가 높은 지역에선 14%까지 떨어졌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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