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곳곳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도내 시ㆍ군의회 의장단이 제주도로 연찬회를 떠나 각계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
6일 도내 12개 시·군의회에 따르면 각 의회 의장과 부의장이 소속된 충북 시·군의장단협의회가 연찬회를 위해 지난 5일 청주공항을 통해 제주도로 떠났다. 2박 3일 일정의 연찬회에는 시·군의장단 15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12명 등 총 27명이 참가했다.
1인당 52만원의 경비는 각 시·군 예산에서 지원한 시·군의장단협의회 운영비로 충당했다.
이들은 전문지식 습득과 리더십 함양을 위한 연찬회라고 주장하지만 일정 상당 부분이 등산, 관광 등으로 채워진데다 AI로 농민들이 속을 태우는 상황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다.
특히 AI 확진 판정을 받아 오리 살처분이 진행 중인 진천군의회의 염정환 의장이 함께 해 비난을 자초했다.
이에 장성유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진천지부 사무국장은 "진천군청 모든 공무원이 명절도 쉬지 못하고 비상근무 중인 요즘 의장단이 제주도에 간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주민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군 예산이 들어간 연찬회 비용을 반납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전국공무원노조 충북지역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민의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절망에 빠져 있는 축산 농민의 눈물을 닦아 주지는 못할망정 관광성 연찬회를 떠난 데 대해 분노를 느낀다"고 규탄했다.
이에 대해 시·군의장단 관계자는 "두 달 전에 준비한 행사를 취소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충북지역에서는 AI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7일 이후 현재까지 28개 농가에서 키우는 가금류 32만 7,780마리가 살처분됐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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