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돼 각종 정부규제를 받는다. 다른 기업도 시장점유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규제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검색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는 이런 규제에서 자유롭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려면 포털도 이동전화시장, 유선전화시장, 자동차시장처럼 '독립된 시장'이라는 평가가 필요한데, 검색부문은 아직 단일시장이라는 규정이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 인터넷 포털의 통합검색서비스도 독립된 시장이라는 연구결과가 처음 나왔다. 이에 따라 네이버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될 수 있는 첫 단추가 채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선 '무리한 시도'라는 반론도 커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5일 '2013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를 통해 포털의 통합검색서비스에 대한 수요ㆍ공급 대체성을 분석한 결과, 독립된 시장으로 구별할 수 있다는 결론 내렸다. 포털 검색을 독립된 시장으로 결정한 것은 이번이 세계 첫 사례이다. 만약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면, 네이버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반대의견도 많다. 과거 방송통신위원회도 네이버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해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독립된 시장 판단을 내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구글 등 외국업체와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결론을 유보한 상태였다. 또 ▦서비스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포털 이외 검색'서비스도 조사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는지 ▦또 모바일 검색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논란거리다.
업계에서는 인터넷 포털 업체를 국가기간통신사업자인 통신사들처럼 규제하려는 발상 자체가 무리한 발상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미래창조과학부도 이번 연구 결과만을 두고 검색시장에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유무를 결정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KISDI 관계자도 "포털 검색이 통신시장처럼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측정 방법론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반대 의견이 제기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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