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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귀환… 몰락하는 MS제국 구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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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귀환… 몰락하는 MS제국 구해낼까

입력
2014.02.0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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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의 황제, 빌 게이츠가 돌아왔다. 자신이 만든 '마이크로소프트(MS) 제국'이 갈수록 구글과 애플에 밀리자, 5년반 만에 사실상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가 과연 침몰하는 MS를 구해낼 수 있을지, 업계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MS는 4일(현지시간) 사티아 나델라 신임 CEO가 공식 취임했다고 발표했다. 빌 게이츠, 스티브 발머에 이어 MS의 세 번째 사령탑이다. 인도 태생인 그는 1992년 MS에 입사했으며, 엔지니어로서 최근까지 엔터프라이즈와 클라우드 사업 담당 수석부사장을 맡아 왔다.

MS는 이어 나델라 CEO의 요청에 따라 빌 게이츠 이사회의장이 '창립자 겸 기술고문'직책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이사회의장은 CEO선정위원장을 맡았던 존 톰슨 사외이사가 임명됐다.

시장은 나델라 CEO 보다 빌 게이츠의 행보에 더 관심을 나타냈다. MS측은 빌 게이츠가 CEO를 보좌해 기술과 제품개발 분야를 '조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나 일상경영에는 간여하지 않고, 말 그대로 기술적 의견만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 빌 게이츠는 지난 2000년 CEO직을 스티브 발머에게 넘기면서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자(Chief Software Architect)'라는 직책을 맡은 적이 있다. 당시엔 '상근직'이었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만든 자선재단인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주력하면서 MS업무에는 부분적으로만 간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나델라 CEO는 빌 게이츠에게 'MS에서 일하는 시간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고, 그는 자신의 여유시간의 3분의 1 이상을 MS에 할애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현재 MS가 처한 위기상황을 감안할 때, 빌 게이츠의 역할이 기술적 자문 정도에만 그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나델라 CEO가 빌 게이츠에게 손을 벌린 것 자체가 'SOS'신호이며, 빌 게이츠가 이를 수락한 것 역시 현 MS상황에 대한 위기감의 표현이라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MS는 컴퓨터 운영체계(OS) '윈도'와, 함께 탑재된 'MS오피스'(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를 통해 20년 가까이 세계 PC시장을 지배했다. 하지만 컴퓨터와 인터넷환경이 PC기반에서 모바일(스마트폰 태블릿PC)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그 절대적 위상은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모바일OS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이미 시장은 구글(안드로이드)과 애플(iOS)손에 넘어간 상태. 지난해엔 한때 세계 최대 휴대폰업체였던 노키아를 인수, 모바일기기 쪽에 손을 댔지만 이 역시 삼성전자와 애플의 틈새에서 전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기업용 클라우딩 서비스에서조차 최근 아마존에 선두자리를 내 준 상태다.

MS는 빌 게이츠의 복귀가 모바일과 클라우딩 서비스 시장에서 반전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대세가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간 상황에서, 아무리 천하의 빌 게이츠라도 추격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MS이사를 역임했던 토드 워런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빌의 제품은 훌륭했지만 PC시대는 이미 가버렸다"고 평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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