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안녕하십니까? 응답하라 1994!'
1994년 대한불교 조계종 종단 개혁이 이뤄진 지 20년을 맞아 한국 불교의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타운미팅'이 열린다. 불교계에 야단법석, 대중공사 등의 이름을 단 의견 청취모임은 있었지만 누구나 참여해 자유롭게 의견을 밝히고 표결하는 타운미팅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불교개혁을 위한 타운미팅 준비위원회'는 6일 오후 7시 서울 수송동 불교여성개발원에서 '이 시대를 불자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를 주제로 사부대중이 참여하는 첫 타운미팅을 연다.
준비위 관계자는 "내가 다니는 절의 스님이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부정과 타락 행위를 한다면 그 절에 계속 다녀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진정한 불자"라며 "안으로는 자정과 개혁을, 밖으로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정의를 밝히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자는 뜻에서 타운미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사는 기존 모임의 한계를 극복하고 절집에 대중공사의 현대적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는 지난해 야단법석과 대중공사를 개최했지만 특정 목적이 너무 부각되는 바람에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타운미팅은 강성식 김경호 손상훈 윤남진 이남재씨 등 재가불자들이 조계종 종단개혁 20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타운미팅을 위한 준비모임'을 가지면서 본격화했다. 1994년 조계종 종단개혁은 범승가종단개혁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사부대중이 장기 집권을 도모하던 서의현 당시 총무원장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아래로부터의 혁명'이었다.
타운미팅은 앞으로 매달 한 차례씩 열린다. 2차 타운미팅은 '스님! 안녕하십니까?'를 주제로 3월 6일 오후 7시 불교여성개발원에서 열린다. 3차 타운미팅은 '불교는 공동체입니다'를 주제로 4월 4일 오후 7시 만해NGO센터 2층 만해강당에서, 4차 타운미팅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미래불교'를 주제로 5월 1일 오후 7시 만해강당에서 각각 열린다. 타운미팅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이름, 이메일, 연락처, 본인 소개를 준비위 대표 메일(kss8171@hanmail.net)로 보내면 된다.
타운미팅은 미국 식민지 시대에 주민이 모두 참여해 주요 정책을 토론ㆍ표결하는 주민총회로, 미국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제도의 기초가 됐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한 '국민과 대화'가 타운미팅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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