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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찍듯… 꿈 발표도 하고… 딱딱함 벗은 졸업식 신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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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찍듯… 꿈 발표도 하고… 딱딱함 벗은 졸업식 신풍속도

입력
2014.02.0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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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우수한 몇몇 학생들만 받는 상장 수여식,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교장선생님과 외부인 축사' 경기 지역 각급학교 졸업식이 딱딱하고 틀에 박힌 행태에서 벗어나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가 어우러지는 축제가 되고 있다.

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 이천 양정여고는 졸업식을 영화시상식 형태로 꾸며 축제처럼 치른다. 전체 졸업생이 영화제의 주연이다. 졸업생들은 3년 간 여고시절 추억이 담긴 영상들을 영화처럼 재구성해 상영한다. 입학에서부터 졸업까지 학교생활을 담은 '대학으로 가는 길', 야간자율학습을 피해 몰래 도망치는 모습만을 촬영해 모은 '학교 탈출'이 영화제의 오프닝 작품으로 상영된다. 선생님들을 놀라게 해 찍은 영상 등은 베스트무비 상영작품 중 하나다. 영화제 부상은 호박과 무를 조각해 만든 트로피와 함께 자양강장제 등이 전부다. 고마운 스승에게 학생들이 거꾸로 감사패도 전달한다.

성남 이매중은 잊혀져 가는 전통을 되살리는 졸업식을 준비하고 있다. 책거리 전통의식인 세책례(洗册禮)를 재연한다. 세책례 전문강사의 도움으로 사제간 감사의 편지를 교환하고 떡을 나눠 먹으며 졸업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를 한다.

안성 가온고는 졸업생들과 학부모들의 소원을 담은 풍선을 날리고 어머니들은 겨우내 연습한 난타공연을 자녀들 앞에서 선보인다.

초등학교에서는 가족과 함께 하는 졸업식이 눈에 띈다. 김포 걸포초교는 맞벌이 부부가 많은 현실을 감안해 가족들이 모두 참석할 수 있는 '토요 졸업식'을 연다. 명칭은 졸업식이지만 가족들이 함께 관람하는 작은 공연으로 꾸민다. 재학생들이 노래와 춤으로 축하 공연을 하면 졸업생들은 자신들이 직접 기획한 연극과 뮤지컬로 화답한다. 졸업식이라는 뜻 깊은 자리를 잊지 않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용돈을 기부하고 받은 '사랑의 열매'를 부모님의 가슴에 달아드리는 행사도 갖는다. 자식들이 어머니에게 직접 만든 감사장도 수여한다.

용인 이동초는 졸업생 좌우명을 넣은 도자기를 만들어 전시회를 열고 평택 계성초는 졸업생과 가족이 함께 원형으로 앉아 '꿈 발표회'를 갖는다. 김포 대곶초는 셋째 자녀가 졸업하는 학부모에게 '장한 어머니상'을 수여하고, 파주 임진초는 졸업생 개개인의 특기에 맞춰 재능상과 '자기 꿈 포트폴리오'를 전달한다. 도내 졸업식은 중ㆍ고등학교 6∼14일, 초등학교 13∼21일 주로 열린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인권친화형 졸업식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일선 학교에 의미 있는 졸업식을 열도록 유도해 왔다"며 "많은 학교의 졸업식이 엄숙한 분위기보다는 아이들에게 추억을 선사할 수 있는 창의적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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