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조직위는 5일(한국시간) 정보시스템을 통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 출전한 안현수(29ㆍ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모처럼 올림픽에 출전한다"고 집중 조명했다. 조직위는 "샤를 아믈랭(캐나다) 등 경쟁자들도 인정한 강력한 금메달 후보가 안현수"라며 "2008년 입은 무릎 부상 탓에 코너에서의 기술이 다소 약해지기도 했지만 타고난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여전히 뛰어난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는 17세의 어린 나이에 처음 올림픽 빙판에 섰다. 남자 1,000m 결승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고,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뒤엉켜 넘어지면서 아쉽게 4위에 그쳤다. 값진 경험을 한 안현수는 4년 뒤 열린 토리노 대회에서 21세의 나이로 트랙을 지배했다. 남자 1,000m와 1,500m, 5,000m 계주까지 3개의 금메달을 싹쓸이 했다. 주종목이 아닌 500m에서도 동메달을 기록, 쇼트트랙 사상 최초로 올림픽 전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른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2008년 훈련 도중 불의의 무릎 부상을 당했다. 치료와 재활에 전념하다 2009년 빙판으로 돌아왔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2010 밴쿠버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이 와중에 대한빙상경기연맹과의 갈등도 있었다. 한체대 소속이던 안현수는 한체대와 비한체대 소속 간의 파벌 논란에 연루돼 곤욕을 치렀다. 소속팀 성남시청은 아예 해체되기도 했다. 결국 선수 생활의 갈림길에 선 안현수는 2011년말 러시아로 귀화하고 명예 회복을 위해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현재 안현수는 '묵언수행'을 하며 통산 세 번째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세 차례 공식 훈련에서 취재진과의 접촉을 피한 해 연습에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직위는 "안현수가 스스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하지만 주변에서는 그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현수의 인간적인 매력도 다뤄졌다. 조직위는 "평소 인기가 많고 존경 받는 선수"라고 안현수를 표현했다. 이와 관련 헝가리의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빅토르 크노흐는 "안현수는 매우 겸손하고 조용하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사람"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안현수는 이번 소치에서 남자 쇼트트랙 역대 최다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통산 4개의 메달을 보유 중인 안현수 보다 메달 개수가 많은 선수는 캐나다의 전설적인 쇼트트랙 스타 마크 가뇽(금메달 3개, 동메달 2개)뿐이다.
안현수는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올림픽은 마치 생애 첫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하는 것처럼 특별한 감정이 든다. 이렇게 큰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다는 데에 짜릿한 기분을 느낀다"며 "내가 가진 모든 힘을 다시 발휘하려 집중하는 중"이라고 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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