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이 만나게 될 금강산 시설은 2010년 4월 이후 북측에 의해 자산이 동결ㆍ몰수된 상태다. 분명 금강산 관광사업자인 현대아산를 비롯해 남측의 돈으로 짓고 운영했던 시설이지만, 북측은 ▦이산가족면회소와 소방서(한국정부) ▦온정각 동ㆍ서관과 해금강 호텔, 구룡마을(현대아산) ▦금강산 아난티 골프장(에머슨 퍼시픽) ▦금강산패밀리비치 호텔 및 고성항 횟집(일연인베스트먼트) 등에 대해 북측은 자산동결 및 몰수를 통보해버렸다. 북측은 이후 현장에 머물던 남측 관계자들을 모두 추방하고 시설 대부문의 문을 걸어 잠갔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사용이 가능해진 곳은 이 중 이산가족면회소 한 곳이다. 사용은 가능해졌지만, 그렇다고 자산동결조치가 풀린 것은 아니다. 이밖에 애초 북측 자산으로 현대아산이 장기 임차를 통해 상봉 장소 및 숙소로 사용하던 금강산ㆍ외금강 호텔도 상봉단에 개방될 예정이다. 남북 당국은 이번 상봉에서 ▦상봉장소로는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 호텔 ▦숙소로는 금강산ㆍ외금강 호텔을 사용키로 했다.
현대아산직원 등 실무단은 7일 금강산으로 올라가 상봉행사 때까지 머물며 이 3곳 시설들에 대해 집중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겨울 동안 일부 배관이 동파되는 등 손볼 곳이 많을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은 자산 동결 조치 후 금강산ㆍ외금강 호텔과 온정각 등을 최근까지 중국인 대상 관광에 활용해왔다. 온정각 동관에 있는 금강산 면세점은 기념품점으로, 서관 내 뷔페 식당은 무관세 상점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영업을 했다. 또 온정각 동관에 자리한 식당 ‘광개토’는 ‘별금강’으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이와 관련, 남측은 중국 정부에 대해 현대아산의 관광사업권을 침해할 수 있는 만큼, 중국인들의 관광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아산은 이번 남북 이산가족 만남을 상봉 당사자들 못지 않게 반가워하고 있다. 낙관할 수만은 없지만, 2008년7월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망사고 이후 5년 넘게 막혔던 금강산 관광길이 다시 뚫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마침 이산가족상봉 합의가 이뤄진 5일은 현대아산 창립 1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잘 아는 만큼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당장 내일이라도 관광재개에 나설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학 현대아산 사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내년 창립 기념식은 꼭 금강산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자"며 "비록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제대로 기 한 번 못 펴고 있지만 그래도 현대아산은 남북경협사업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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