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객관적 결과 기대 정중동’ VS 대구 ‘입지논리 개발 등 적극적’
이달 중순쯤 신공항 항공수요조사 중간결과가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입지를 놓고 대립해 온 부산시와 대구시의 유치전략이 서로 크게 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는 숙원사업인 남부권 신공항 건설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아래 대내외적으로 강력한 유치전을 전개하고 있는데 반해 부산시는 유치운동이 자칫 지역대결구도로 흐를 경우 정치적 판단의 빌미를 줄 것을 우려해 항공수요조사 등이 객관적으로 이뤄지기만을 주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국내외 항공 환경변화, 영남지역 공항 현황 등을 살펴보는 영남지역 항공수요조사를 진행 중으로 오는 8월 신공항 건설에 대한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면 곧바로 입지타당성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이에 따라 이달 초부터 대구경북연구원에 신공항 연구 전담팀을 구성, 신공항 경제성 확보 및 입지논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구성된 신공항 추진단을 경남 울산 등 타 시ㆍ도까지 확대 구성하는 등 범지역적 차원의 역량을 집결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신공항 건설을 위해 전문가 등과 힘을 합쳐 대구ㆍ경북지역의 항공 유발수요 및 전환수요, 요구사항 등이 국토부 항공수요조사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조사 전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또 입지타당성 조사에 대비해 용역기관 선정과 조사ㆍ평가기준 등에 대한 영남권 5개 시ㆍ도간 합의를 올 상반기 중으로 이끌어 낼 방침이다.
대구시는 지금까지의 항공수요 실적과 성장추세에 비춰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조사만 이뤄진다면 영남지역의 항공수요는 충분히 입증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남부권 신공항 건설이 올해 항공수요조사 완료, 입지타당성 조사에 들어가는 등 가시화되고 있어 조사가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입지조사에도 철저히 대비해 신공항 건설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부산시는 정부의 항공수요조사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정중동’ 상태에서 지켜만 보자는 입장이다.
괜히 가덕도 유치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가 지역대결구도를 불러 정치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부산시는 특히 MB정부 때 가덕신공항 유치가 무산된 것은 지적대결구도에 따른 반작용이었던 점을 중시하고 있다.
시는 그러나 최근 김범일 대구시장과 엄용수 밀양시장이 3선 도전을 포기하는 등 대구와 밀양 등 경쟁지역의 달라진 정치구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민단체나 부산상의 등 유치대열에 앞장서온 부산지역 기관과 단체도 부산시와 같은 입장이다.
부산상의는 가덕도와 경합을 벌였던 밀양의 경우 나노국가산업단지 유치에 나서고 있어 항공수요조사결과가 신공항이 필요한 것으로 나올 경우 가덕도 유치는 당연한 수순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 “청와대나 정부의 입지에 대한 시각이 대체로 가덕도로 확정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가덕도 신공항 유치는 정치적 대결로 흐르는 것만 피하면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비췄다.
부산시 관계자도 “대구시가 남부권 신공항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에 대응하는 것은 자칫 지역감정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어 지금은 항공수요조사 등이 객관적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만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배기자 kimcb@hk.co.kr
박상준기자 s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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