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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통화위기에 다시 들썩이는 금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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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통화위기에 다시 들썩이는 금값

입력
2014.02.0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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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 통화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모처럼 금값이 들썩이고 있다. 연초 대비 3%나 상승했다. 금은 지난해 30%가 가까이 하락하면서 10년간 이어온 랠리가 끝이 났다는 비관론이 강한 상태다. 하지만 9ㆍ11테러 등 과거 시장에 불안감이 엄습할 때마다 안전자산인 금을 찾았던 것처럼 이번 신흥국발 위기를 계기로 투자자들이 다시 금으로 몰려들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초만 해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트로이온스(31.1g)당 1,225.00달러에 거래됐던 국제 금값은 3일(현지시간) 1260.40달러(4월 인도물)를 기록하며 35.40달러(2.8%)나 상승했다. 지난달 24일에는 두 달 만에 최고치(온스당 1264.50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은 금융시장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위력을 발휘해왔다. 2001년 9ㆍ11테러 당시 20% 가량 폭등했고,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24%나 상승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에 재정위기가 엄습했던 2011년에도 10% 이상 올랐다. 이지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진 지난달 금 가격 상승세는 2012년 이후 가장 길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금 값이 2011년을 고점을 기록한 이후 추세적인 하락세인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의 경우 원자재 시장의 부진이 겹쳐 28%나 급락하며 '금 종말론'이 일기도 했다. 미 골드만삭스는 올해 초 "16%가량 더 떨어져 연말에 온스당 1,050달러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회복에 따른 테이퍼링을 시작한 것에 주목하며 올해 금 값 상승에 부정적이다. 기업주가가 오르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등 투자 대상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값 반등은 금융시장이 신흥국의 통화정책 위기로 불안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 등 선진 시장이 큰 위기를 겪지 않는 한 단기간 내에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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