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은 학생들이 서로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는 시점인 학기 초와 월요일, 점심 시간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4일 경기도교육청이 한신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작성한 '학교폭력 패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경기도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1만64건 중 29.7%인 2,997건이 3월(15.3%ㆍ1,538건)과 4월(14.5%ㆍ1,459건)에 집중됐다. 학교폭력 데이터를 활용한 패턴 분석은 전국에서 처음 시도한 것으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4월 이후 학교폭력은 점차 줄어 여름방학인 7월(6.6%ㆍ665건), 8월(5.2%ㆍ520건) 감소했다가 2학기가 시작되는 9월(10.3%ㆍ1,040건) 반짝 증가했다.
주별 패턴에서도 3월1일을 기준으로 2주째 408건, 2학기 개학 시점인 26주째 303건으로 개학 후 2∼3주째에 학교폭력이 정점을 이뤘다. 요일별로는 월요일이 2,065건으로 가장 많고, 화요일 1,577건, 수요일 1,649건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월요일에 많이 발생하는 학교폭력은 가정폭력의 결과일 수 있는 만큼 월요일에는 가정 환경이 취약한 아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간대별로는 점심시간인 정오와 오후 1시에 발생한 학교폭력이 각각 1,255건(12.5%)과 1,282건(12.7%)으로 가장 많았고,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와 4시 각각 1,008건(10.0%), 1,119건(11.1%)으로 다시 증가했다. 그 동안 점심시간 보다 쉬는 시간에 학교폭력이 더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으나 이는 여러 번의 쉬는 시간을 합산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폭력 유형별 패턴을 보면 폭행이 6,574건(68.3%)으로 가장 많았고, 금품 갈취 2,043건(21.2%), 모욕 554건(5.8%), 성추행 310건(3.2%), 인터넷 폭력 143건(1.5%) 순이었다. 이중 폭행과 모욕은 점심시간에, 성추행은 점심시간과 방과후, 인터넷 폭력은 방과후 혼자 있는 시간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교사들이 점심시간 직전에는 화를 참는 법이나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법 등을 알려주고, 종례시간에는 금품 갈취나 성추행이 큰 범죄라는 것을 교육하면 폭력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제언했다.
남녀공학별 학교폭력 패턴은 예상대로 여학교, 남녀공학, 남학교 순으로 적었다. 다만 성추행은 남녀공학에서보다 남학교에서 더 많이 발생한 점이 주목된다. 학생 1만명 당 성추행 발생 건수는 남녀공학이 1.79건, 남학교는 2배 이상인 4.12건으로 조사됐다.
한신대 산학협력단 연구팀은 "학교폭력 가해자의 12.4%는 이전에 가해 경험이 있어 특별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학기초, 월요일과 금요일, 점심시간 직전과 종례시간에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고 밝혔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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