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소개 좀 할게요. 펜싱 아세요? 스물일곱 살까지 펜싱 국가대표였는데, 허리 다치면서 보험일 하기 시작했어요."
교보생명 경남FP지점의 전정숙(42) 재무설계사(FP)가 4일 자신의 영업비밀을 살짝 털어놨다. 그는 고객과 만날 때 항상 자신을 먼저 소개한다. 전씨는 20여년간 청소년 선수권대회,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 등 주요경기에서 금메달을 휩쓴 국가대표 출신이다. 그는 "고객들한테 펜싱 선수였다고 하면 관심을 더 많이 가진다"며 "국가대표는 처음 본다고 하면서 더 신뢰가 간다는 고객들도 있다"고 영업비밀을 밝혔다. 그에게 남현희 선수의 사인을 받아달라는 이도 있다.
펜싱선수였던 그가 보험업무를 시작한 것은 7년 전. 선수생활은 14년 전 허리를 다치면서 접었다. 병으로 가족을 잃으면서 보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전씨는 "선수 시절 오빠가 급성백혈병으로 판정 받았는데, 병원 예치금이 1억원 가까이 필요했다"며 "갑작스레 일이 터지고 나니, 돈 구할 길이 막막하더라"고 말했다. 그때 병실 환자들로부터 보험 얘기를 들은 것이 가슴에 남았다. 그는 "보험에 가입하려고 설계사를 만났는데, 나한테 설계사 일을 해보라고 권유했다"며 "보험의 중요성에 대해 익히 알고 있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보험을 소개하다 보니 자연스레 일이 됐다"고 웃었다.
선수활동은 보험영업에 큰 도움이 됐다. 그는 "펜싱을 할 때 고도의 집중력과 순발력이 필요했던 것처럼 보험도 고객의 마음을 읽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규칙이 엄격한 펜싱처럼 보험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P로 제2의 인생을 연 전씨는 "선수와 달리 재무설계사는 정년이 없어서 좋다"며 "홀로 했던 선수생활과 달리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씨가 관리하는 고객만 300여명, 신규고객도 매년 40~50명씩 꾸준히 늘고 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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