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는 내사 대상인 성형외과 원장 최모(43)씨에게 사건 정보를 알려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김모(44) 경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8월 여직원 김모(35)씨에게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투약한 뒤 세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른바 '해결사 검사' 사건으로 구속된 전모 검사로부터 방송인 에이미에 대한 재수술과 금품을 요구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강남서 성폭력 전담수사팀 소속인 김 경사는 최씨의 성폭행 사건 내사를 맡은 지난해 10월 7일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사 사실을 알려준 혐의다. 경찰은 또 김 경사가 11월 내사가 정식 수사로 전환된 뒤에도 최씨와의 관계를 상관에게 보고하지 않아 '수사 회피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회피 의무는 수사 대상과 친분이 있을 경우 상부에 알리도록 한 경찰의 내규로, 법적 처벌 조항은 없으나 징계 사유에 해당된다. 김 경사는 지난해에만 최씨와 20여 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경사는 2012년 12월 마약수사팀에서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최씨를 조사하며 알게 된 뒤 수 차례 식사 접대를 받았다. 김 경사는 관련 혐의로 최씨를 검찰에 넘기기 전날인 지난해 1월 3일에도 사건번호를 알려줬다. 경찰은 김 경사를 대기발령하고 최씨와의 유착 의혹에 대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