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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배우들의 힘! 안방극장을 들었다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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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배우들의 힘! 안방극장을 들었다 놨다~

입력
2014.02.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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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승부는 초반에 결정 난다. 얼마나 흡입력 있는 줄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다. 시대극은 더하다. 보통 50~100부작 작품이나 짧은 내용을 그리는 미니시리즈도 초반 공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대극은 주인공의 어린 시절이 많이 등장하므로 초반 5~10회 분량은 아역 배우의 몫이 크다. MBC '대장금'(2003·54부작)이 시청률 50%를 넘기고 '해를 품은 달'(2012·20부작)이 40%의 시청률을 보인 것도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시청자의 가슴을 울렸기 때문이다.

현재 방영 중인 KBS 아침 일일극 'TV소설 순금의 땅'도 아역 배우들의 만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7일 25회까지 등장하는 주인공 정순금 역의 박하영(13), 강우찬 역의 엄도현(12), 한진경 역의 안은정(13), 윤정수 역의 정재민(14) 등은 1950년대 6ㆍ25전쟁 직후 갈라진 남북의 슬픈 사연을 제대로 연기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사투리 연기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아부지, 아파서 어쩌것으요~", "내레 북에 가서 아바지를 찾아 오갔어" 등 박하영은 전라도, 엄도현과 정재민은 함경도 사투리를 완벽히 구사한다. 10%가 넘는 시청률은 이들의 연기력 때문이다. 이들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열린 '순금의 땅' 기자간담회에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순금의 땅'의 신현수 PD는 "지난 4개월 간 아역 배우들이 드라마를 잘 끌어와서 성인 배우들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역 배우라고 촬영 조건이 다르진 않다. '순금의 땅' 아역 배우들은 경기 연천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내복과 핫팩에 의존해 연기했다. 신 PD는 "극중 가난하고 배고픈 역할이라 외투를 입히지 않았다"며 진정성 있는 연기를 요구했다고 한다. 박하영은 "밝고 씩씩해 어떤 어려움이라도 극복해 나간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순금이를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극중 어린 넝마주이로 나오는 정재민은 쓰레기를 집게로 집어 등에 진 바구니에 담는 연습을 수백 번 했을 정도.

이들이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만만치 않았다. '순금의 땅'의 경우 한 역할을 맡기 위해 50여 아역 배우들이 오디션을 치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4명의 주인공이 탄생하기까지 200여 아역 배우가 스쳐간 셈이다.

KBS 수목극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도 지난 1월 24일 4회를 끝으로 하차한 아역 배우 곽동연(17)이 화제였다. 주인공 신정태 역을 맡은 김현중의 아역을 연기했는데, 그 외모가 너무도 닮은 데다 연기력도 좋아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2부 마지막 장면에서 기관차가 지나가는 철교 위를 뛰어내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감격시대' 제작진은 "아역 배우들이 4회까지 출연했지만, 곽동연은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 장면을 선보여 드라마 초반 흥미를 유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제2의 김수현을 꿈꾸는 아역 배우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는 반면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기회는 제한적"이라며 "아역 배우들도 최소 100대 1의 경쟁을 뚫고 오디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연기력이 탁월한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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