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 에이스’ 손민한(NCㆍ39))은 어느덧 우리 나이로 불혹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2000년대 중반과 달리 지금은 단지 공을 마운드에서 뿌릴 수 있다는 자체 만으로 행복함을 느낀다. 3년간 먼 길을 돌아온 만큼 새 둥지에서 마지막 야구 인생을 불태운다는 각오다.
지난해 긴 실전 공백을 딛고 재기를 알린 손민한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모처럼 제대로 된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해외에서 몸을 만드는 것은 2010년 이후 4년 만이다. 손민한은 4일 “해외 전지훈련 얘기를 하니까 ‘오랜 만에 캠프에 참가한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 다시 훈련에 참가할 수 있어 야구 선수로서 축복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손민한은 투수조 최고참이다. 지난해 신고 선수로 그라운드에 복귀해 시즌 중간에 NC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탰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오가며 어디서든 제 몫을 했다. 지난 시즌 성적은 28경기에서 5승6패 9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43이다. 힘보다 노련한 수 싸움으로 상대 타자를 요리하는 모습은 신인급 선수가 많은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
손민한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었다”면서 “나를 받아준 팀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는 지금, 구단과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후배들이 자신을 많이 따라주는데 대해서는 “고맙다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보다 나은 그 이상의 표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민한처럼 먼 길을 돌아 마운드로 돌아온 박명환은 선배의 성공적인 재기에 큰 용기를 얻었다. 박명환 역시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손민한은 “(박)명환이는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라며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라서 내가 해줄 말은 없다. 서로 말이 없어도 큰 힘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손민한의 올 시즌 보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팀 마운드 상황을 볼 때 선발보다는 불펜 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손민한은 “보직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적이 없다. 팀이 결정할 사항이다. 어떠한 자리에 있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후배들과 즐겁게 야구를 하고 싶다. 즐거운 야구를 하는 것은 4강에 드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즐거우면 보는 팬들도 즐거운 야구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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