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디찬 겨울 바람이 온 몸 구석구석 파고 들어 과연 언제나 따뜻한 봄이 올까 했었는데 어느새, 입춘이 눈 앞에 다가왔다. 실로 살같이 빠른 세월이 아니라 할 수 없겠다.
이번 명절에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오랜만에 어머님도 뵙고, 성묘도 하는 등 편안한 시간을 보냈었다.
그러나, 명절을 맞아 모든 사람들이 다 행복해지는 것은 아닐 것인데 북한에 가족이 있는 분들이나, 현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 결혼을 하지 못하신 분들, 원하는 직장을 구하지 못한 분들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사연들을 가슴에 움켜쥐고 계신 분들이 바로 그러할 것이다.
언론을 통해 보니, 명절 덕담이 애초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그 당사자에게는 상당히 큰 부담감으로 느껴 질 수도 있다고 하기에 필자도 가급적이면 가족들에게 심적 부담 주는 말은 하지 않으려 내심 조심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주변에서 아무리 말로 표현하지 않으려 해도 명절이 꺼려지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어떤 식이건 마음이 편안하지가 않을 것이다. 특히, 취업이나 시험을 앞두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기에 오늘은 이것과 연관이 있는 관운(官運)에 대해 잠시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
관운(官運)에 대해 본 칼럼에서 짧게 몇 마디로 정의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다만,박범신 작가는 '은교' 라는 작품에서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라고 했었는데, 개개인의 관운 역시 비슷한 부분이 있다.
어떤 남성분의 경우를 보니, 평생 책을 놓지 않을 정도로 학문에 대한 탐구열이 남다르고 중,고등학교 시절 우수한 성적을 보여 무난히 일류 대학에 입학했다. 그 후, 군대를 다녀와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했고, 좋은 집안 출신의 아내를 맞아 귀한 자식도 두었다.
더불어, 성격이 남자답고, 사람 사귐에 격이 없으며, 어느 조직에서나 따르는 사람들도 많으니 사회적 성공은 당연한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역술인들이 자신의 사주를 보면서 격이 높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좋은 명(命)이라고 지칭했다 한다.
그 분의 경우, 사주상으로 보면 정,편관이 골고루 중화되어 있고, 왕상하여 격이 낮지 않고, 정,편인이 잘 받쳐주어 학자로써의 면모도 보이니 분명, 좋은 사주임에는 분명했다. 하지만, 사주 이하의 단계로 들어가니 필자는 그 분에게 다른 의견을 제시 할 수 밖에 없었다.
사회적 성공은 관운과 직결되는데, 지금까지는 운이 좋아 시험, 취직, 승진 등 모든 것이 좋았지만 50세 이후 관운이 급격히 약해지기 시작하여 60세 이후에는 관운은 고사하고 오히려 경제적 어려움까지 함께 나타나게 되니 말년운이 그다지 흐뭇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되었다.
그리고, 그 분은 자기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는 명이라, 본인의 역량이나 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실은 조직에 따른 아랫사람과 여러 사람의 힘으로 자신의 성과를 이루어 내는 명이니, 내심 본인 스스로는 무능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내 주변 사람들이나 아랫 사람들을 잘 챙겨줘야 하겠기에 겉으로는 대인관계가 매우 좋은 것으로 보이게 되고, 사람들에게 의리 있는 리더로써 보이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현재 위치보다 더 나은 환경으로 나아가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분의 경우 말년운이 좋지 못하여 관운이 따르지 않으므로 필자는 더 좋은 위치를 기대하는 것은 힘들겠다고 말씀 드렸다.
위 경우를 정리하자면, 근본적으로 타고난 관운은 좋았으나 시기가 지나면서 점차 운이 약해지므로 함께 다른 운도 쇠약해지는 사례로 보면 되겠다.
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승진을 앞둔 분들이라면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 할 수 있다. 답은 '된다' 와 '안된다' 단 두개에 불과하나 그 전에 '내가 이 길을 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지금 승진하는 것이 나은 것인지' 부터 확인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가령 사주가 식신격(食神格)에 수(水) 용신인 경우이니 외식업 계통이 좋다고 가정할 때, 역술인은 그 사람에게 외식업을 권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결국 외식업 계통이 아니라 자동차 정비업을 직업으로 삼아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외식업은 희망 사항일 뿐이고 실제로는 정비업 계통과 인연이 있는 경우이므로 먼저, 자신이 가려고 하는 방향부터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운이 좋은 경우라면 분명 시험, 입사, 승진 등 모든 부문에서 남들보다 훨씬 유리하다. 반대로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내가 불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아예 포기해야 하는지 궁금해 할 수 있다.
이 경우, 크게 세가지 상황으로 전개된다.
첫째는, 처음부터 포기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둘째는, 내게 맞는 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길로 나아가다가 운이 좋은 시기가 와서 자신에게 맞는 길로 찾아가는 것. 셋째는, 평생 허송세월 보내거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그 길로 계속 나아가는 것으로 나타난다.
비록 흉운(凶運)이라 할지라도 첫째의 경우가 이상적이라 할 수 있겠으나 실은 그다지 찾아 보기 어렵고, 둘째, 세번째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렇게 운이 좋지 않은 경우라면 운이 좋은 시기에 비해 더욱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야 하겠으며 이 시기에 아무런 노력없이 운 만을 탓 한다면 이는 하늘이 원하는 바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흉운의 시기에 시험도 떨어지고, 선거에 낙선하고, 승진도 안된다고 낙심하였으나 실은 그 과정을 계기로 더욱 좋은 성적을 받게 되거나, 뒤늦게 더욱 큰 명성을 얻게 되거나, 늦게 승진한 바람에 오히려 더 좋게 된 사례는 무수히 많다. 고로, 흉운이라 하여 실패를 너무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지금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사주를 보면 분명 좋은 운을 타고 있다. 하지만, 그 운이 평생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나 그렇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지금의 성공이 눈부시고 좋을수록 더욱 종교성을 가져야 하며, 사람들에게는 겸손함과 함께 공덕을 베풀어야만 하겠다.
"운이 따라, 너희 지극한 정성이 하늘에 닿아 그 결실로써 현재의 직업과 사회적 명성을 얻었듯, 최선을 다했으나 운이 따르지 않아, 원하는 직업도 얻지 못하고 명성이 없는 것은 벌이 아니다".
역술인 부경(赴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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