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거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생전 보유했던 재산이 410만 달러(약 44억5000만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절반을 부인 그라카 마첼 여사에게 남겼다.
남아공 헌법재판소는 3일(현지시간) "만델라 전 대통령이 모잠비크에 있는 부동산 4채를 포함한 특정 유산을 부인 그라카 마첼 여사에게 주기로 하고, 자서전 판매 인세와 요하네스버그, 쿠누, 움타타 등의 자택을 만델라 가족에게 남겼다"고 밝히며 만델라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이 숨을 거둔 요하네스버그 하우튼 소재 자택은 에이즈로 2005년 세상을 떠난 아들 막가토의 가족에게 주어졌다. 만델라는 유언장에서 "하우튼 자택은 내가 죽은 후에도 가족의 통합을 유지하기 위해 가족이 모이는 장소로 사용되는 게 소망"이라고 적었다. 자녀들은 만델라의 대출금 30만 달러도 상속받아 갚아야 한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자신을 보필해온 측근들에게도 유산을 남겼다. 오랜 기간 만델라를 보좌하며 '명예 손녀'로 불린 젤다 라 그란지 전 대변인 등 가까운 개인 직원들은 각각 4,500달러(약 488만원)를 받게 된다.
아울러 위츠대, 포트헤어대를 포함한 5개 학교에 각각 9만 달러(약 9,774만원)를 남겼고, 1994년 남아공 첫 민주선거에서 만델라가 승리로 이끈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도 로열티 일부를 받는다.
만델라는 2004년 처음 유언장을 작성했고, 2008년 마지막으로 수정했다. 만델라 자녀들이 재산과 가족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종종 다툼을 벌여왔던 점을 감안했던 조치로 풀이된다. 남아공 헌법재판소의 딕강 모세네케 부소장은 "유언장 요약본을 읽는 동안 만델라의 가족들은 감정에 북받친 모습을 보였고 유언장 내용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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