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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유리천장 깬 '파워걸 4인' 유로 지킴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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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유리천장 깬 '파워걸 4인' 유로 지킴이로

입력
2014.02.0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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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예니네 헤니스-플라샤르트 국방장관이 1일 트위터에 올린 사진 한 장이 유럽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플라샤르트 장관을 포함해 노르웨이의 이네 에릭센 쇠르에이데, 스웨덴의 카린 엔스트룀, 독일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등 4명의 여성 국방장관들이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했다가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다.

1일 오후 3시께 뮌헨의 한 호텔에서 플라샤르트, 쇠르에이데, 엔스트룀 등 세 장관은 폰데어라이엔 신임 독일 국방부 장관을 환영하는 모임을 열었고 이 자리에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플라샤르트 국방장관이 트위터에 이 사진을 올리자마자 칼 빌트 스웨덴 외교장관이 "진정한 힘을 지닌 여성들"(True Power Girls)이라는 말과 함께 해당 사진을 리트윗 하면서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들의 사진은 남성들이 특권을 누릴 수 있었던 마지막 보루조차 능력 있는 여성들에게 문을 열게 되는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플라샤르트 국방장관은 가디언에 "네덜란드 동료 정치인이 '올드 보이'들의 네트워크가 유럽이 현재 지니고 있는 가장 오래된 카르텔 중 하나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상황이 변하고 있으며, 이제는 여성도 (남성과) 비슷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 명의 여성 국방장관들은 모두 유럽의 자유-보수당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과거 정치적 궤적들은 모두 제각각이다. 네덜란드의 플라샤르트 국방장관은 2012년 11월 장관에 취임하면서 한 "당신이 남성의 성기를 가지고 있든 없든 그 사실은 중요치 않다"라는 발언으로 유명하다. 그는 "함께 일하는 군 장교들이 우리가 남자였다고 해서 우리를 다르게 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일 그들이 그렇게 생각할지라도, 앞에서 티를 내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엔스트룀 국방장관은 네 명의 여성 국방장관 중 유일하게 해병대 대령 출신 여군으로 2012년 4월까지 군복무를 했다. 쇠르에이데 장관은 29세에 교육위원회 의장직을 맡는 등 노르웨이의 떠오르는 스타 정치인 중 한 명이었다.

지난 12월에 독일 국방장관에 오른 폰데어라이엔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자로 거론되는 영향력이 큰 정치인이다. 의사이자 일곱 명의 아이를 돌보는 주부이면서 가족여성청년부 장관을 역임했다. 지난해 총선 승리 이후 그가 국방부 장관 자리를 원했을 때 남성인 전임 장관은 신속히 양보하기 위해 내무부로 자리를 옮겨가야 했다.

여성 국방장관들은 남성에 비해 더 온순하게 일을 수행할 것이란 편견에 가디언은 폰데어라이엔의 사례를 빌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전임자가 리비아에서의 군사행동을 거부한 것과 달리 폰데어라이엔 장관은 최근 독일 주간 슈피겔에 "국제화로 인해 멀리 떨어진 지역의 분쟁도 유럽에 더 가까워졌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그는 "무관심은 독일을 위한 옵션이 아니다"라는 말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독일의 대외 정책을 강조했다.

세계경제포럼이 작년 10월에 발표한 '2013 세계 성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국방장관을 배출한 이들 나라는 노르웨이(3위), 스웨덴(4위), 네덜란드(13위), 독일(14위) 등 남녀평등 실현 수준에서 상위에 올라있는 반면, 여성 대통령이 취임한 한국은 136개 나라 중 111위로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김연주 인턴기자(이화여대 영문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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