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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가 형제의 난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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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가 형제의 난 재점화

입력
2014.02.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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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가(家) 형제간 싸움이 다시 불 붙게 됐다. 2009년 이후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계열분리와 상표권 등을 놓고 각종 법정 다툼을 벌여 왔는데, 이번엔 박찬구 회장 측이 박삼구 회장의 개인일정 등을 빼돌려 악의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일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인 금호석화 부장 A씨와 금호아시아나측 보안용역직원 B씨를 방실침입 및 배임수ㆍ증재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 금호아시아나는 고소장에서 B씨가 2011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총 80여차례에 걸쳐 회장 비서실에서 개인일정 등이 담긴 각종 문건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A씨한테 제공해 왔다고 주장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회장 비서실 자료가 외부에 유출된 정황이 있어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B씨가 A씨의 사주를 받아 박삼구 회장 비서실에 잠입해 비서실 관리 문건을 몰래 빼낸 사실을 CCTV 화면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B씨는 A씨한테서 각종 향응이나 선물 등을 대가로 받았고, 자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자술서에서 "A씨한테서 (내가 제공한) '박삼구 회장의 일정을 박찬구 회장한테 보고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는 ▦B씨가 얼마나 많은 문건을 빼돌렸는지 ▦회사 영업비밀 등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 ▦범행을 사주한 배후 윗선은 누구인지 ▦추가 금품수수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 달라고 경찰 측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 관계자는 "현재로선 우리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추후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며 "(A씨 범행이 사실이라 해도)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벌인 행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고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3남과 4남. 두 사람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2009년부터 그룹 경영권을 놓고 각종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형제의 난'을 벌여왔다. 최근 들어 화해설이 돌기도 했지만, 이번 고소건으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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