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마지막 고민이었던 박주영(29ㆍ왓포드)이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의미 있는 첫 발을 내디뎠다.
박주영은 3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하트퍼드셔주 왓포드의 비카리지 로드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이턴 호브 앨비언과의 2013~14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 교체 투입됐다. 박주영은 2-0으로 이미 승부가 갈린 후반 추가시간 페르난도 포레스티에리와 교체돼 96일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 됐다. 최근 4경기 동안 2무2패로 부진했던 왓포드는 5경기 만에 승점 3을 보태며 8승10무9패(승점 34)를 기록, 리그 13위로 3계단 뛰어올랐다.
박주영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경기에 투입된 것은 아스널 시절이었던 지난해 10월30일 첼시와의 캐피털원컵 4라운드(16강) 이후 처음이다. 워낙 짧은 시간 투입이어서 이렇다 할 활약은 없었지만 상대 문전 근처에서 파울을 얻어내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오랜만에 실전 감각을 얻어낸 박주영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홍 감독도 한 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이제 팀 내 경쟁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태극마크를 다시 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홍 감독은 최근 박주영의 이적에 대해 "박주영이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면 대안을 생각해야 했는데 일단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대표팀 발탁 전제 조건으로 이적뿐만 아니라 경기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주영이 이제 비로소 다른 선수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며 "앞으로 좋은 활약을 해야 하고 대표팀에 걸맞은 경기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감독은 내달 아테네에서 열리는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최정예 멤버를 뽑겠다고 공언했다. 홍 감독은 미국에서 곧바로 유럽으로 넘어가 그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직접 만날 예정이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서 홍 감독에게 동메달을 안겨줬던 박주영이 왓포드에서 그 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고 부활해 월드컵 출전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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