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주최측이 한국의 위안부 만화전에 대항한 일본의 전시를 거부한 것은 일본측이 사유시설에서 허가 없이 정치선전을 한데다 프랑스 법에서 금지하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등 "규칙과 법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니콜라 피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아시아담당 실행위원은 3일자 일본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일본 작품 전시 거부 이유에 대해 "(일본측이)정치활동을 금지하는 이 사유시설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기자회견을 했다"고 말했다. 피네 위원은 또 일본측이 "주최측의 의향을 무시하고 문화를 논하는 자리에서 정치활동을 했을 뿐 아니라 그 정치 선전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의 부정'을 금지하는 프랑스 법률에 저촉되는 것이라고 충고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피네 위원은 '역사적 사실 부정'의 의미에 대해 "그들은 일본 정부도 인정하는 위안부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았다"며 "이런 극우 사상ㆍ단체와는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언가 오해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그들은 규칙과 법을 어겼다"며 "일본의 만화애호가는 언제나 환영이지만 규칙을 따르지 않을 거면 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작품의 정치적 메시지에는 문제가 없는가고 묻자 "대답할 처지가 아니다"면서 "그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까지 알 수 없지만 예술가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옹호했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생각이나 지금까지의 대책을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설명했다"며 "(그럼에도)문화교류와 우호촉진 등의 취지에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 지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앙굴렘 만화제(1월30일∼2월2일) 기간 전시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한국만화기획전 '지지 않는 꽃'은 총 입장객수 1만7,000여명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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