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얼음의 축제’ 소치 동계올림픽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대회 개막을 수일 앞두고 속속 입국하는 선수단의 열기 때문만은 아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미녀 스포츠 스타 3명이 소치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소식에, 대회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대 높이뛰기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옐레나 이신바예바(32)와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27), 피겨 신성으로 떠오르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가 그들이다.
이신바예바와 샤라포바는 동계종목과 전혀 무관한 육상과 테니스 스타지만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니 만큼 남다른 각오로 대회 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선수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신바예바는 빙상종목 선수촌장을 맡아 대회 운영위원회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그는 지난 2일 “영광이다. 막중한 책임감도 함께 느낀다”며 “올림픽 경기 때나, 세계기록을 경신할 때처럼 선수촌장 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림픽에서 이미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이신바예바는 지난해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 우승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고려했으나 푸틴의 만류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출전할 것이 확실시 된다.
대회장소 소치만 놓고 보면 샤라포바가 ‘빚’이 많다. 샤라포바는 시베리아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을 소치에서 보내면서, 테니스 선수로 꿈을 키웠다. 지금도 소치에는 그의 친척과 친구들이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가 한창인 때지만 샤라포바는 미 NBC 동계올림픽 중계팀의 일원으로 소치에 입성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에 “소치는 제2의 내 고향이다”라며 뜨거운 애정을 보였다. 또 “올림픽을 계기로 러시아에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가 있는 걸 모두 알게 됐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반해 리프니츠카야는 현재보다는 러시아의 미래를 밝혀줄 기대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신바예바와 샤라포바가 전성기를 지났거나 지나고 있다면, 리프니츠카야는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이다. AP통신은 최근 소치올림픽 피겨부문 동메달리스트로 그의 이름을 호명했다.
‘피겨 여신’ 김연아를 뛰어넘을 수는 없지만, 안방 무대에서 이변도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그는 실제 지난달 1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3~14 시즌 유럽피겨선수권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총점 209.72점으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기록한 228.56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이밖에 지난해 12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13~14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소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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