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책을 쓰고 싶은데. 책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2008년 여름 MBC 대기실. 예능 블루칩으로 승승장구하던 솔비가 물었다.
“책을 열심히 읽어야 책을 쓰지”라고 성의 없는 답을 한 후 피식 웃었다. 당시 솔비의 이미지는 책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 브라운관에서 보여는 솔비는 단순하면서도 해맑고, 철없으면서도 직설적인 모습이었다.
6년이 지난 지금, 솔비는 뷰티 관련 책과 에세이 두 권을 낸 저자 됐다. 솔비가 “그림을 배우고 싶다”고 했을 때도 “취미로 괜찮지”라고 했지만 ‘곧 하다 말겠지’라고 생각했고, “악기를 배워 작곡하고 싶다”고 했을 때도 “열심히 해봐”라고 무심히 말했다.
솔비는 진짜로 해냈다. 행동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냈다. 남들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를 바라보는 대중적인 시선이 어떻든, 여러 루머 속에 아파하면서도 당당하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2014년 겨울 솔비에게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었니?”라고 물었다. 솔비는 에세이 집을 건넸다. .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 그의 도전과 눈물, 땀방울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당당하게 세상을 마주하고 있는 솔비의 힐링 비법이 담겨있었다.
●솔비, 그녀의 소통법
혼성그룹 타이푼의 멤버로 데뷔한 솔비는 솔로 가수로, 예능 블루칩으로, 드라마와 뮤지컬 등을 통해 연기자로 활동했다. 네모난 브라운관 안에서 보여 줄 수 있는 건 무엇이든 보여줬다. 브라운관과 무대를 벗어난 연예인들이 제 빛을 잃을 건 순식간. 솔비는 달랐다. 그림과 글이라는 새로운 소통 창구를 통해 더욱 환한 빛을 내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어릴 적부터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힘든 시간을 겪으며 나를 돌아볼 계기가 생겼죠. 사람들과 융화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고 글이란 통로를 통해 나의 감성을 드러낼 수 있었어요. 글을 쓴다는 건,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시간이었어요. 저의 글을 보며 때론 반성하고, 또 소중한 걸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죠.”
에세이집 는 솔비 그 자체다.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밝고 명랑하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솔비는 “이 에세이집은 제목 그대로 모두가 자기답게 살았으면 하는 소망을 담았어요. 힘든 순간은 누구에게나 와요. 제 책을 보며 소중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겨봤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힐링을 하며 희망을 찾아가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힐링, 더 밝은 내일을 말하다
지난 몇 달 사이 솔비에겐 여러 일이 있었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문의 피해자가 되기도 했고. 그림으로 자원봉사를 다니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톡톡 튀는 입담을 과시했고, 그동안 작업한 그림으로 자선 전시회를 열어 큰 박수도 받았다. 대학에서 강연을 진행했고, 또 올해에는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간다. 더불어 에세이 집으로 인한 활동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상황이다.
“짜인 스케줄에 따라 움직인다면 힘들 텐데, 하고 싶어서 하는 거라 재미있어요. 제가 힘들 때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와준 많은 분께 좋은 에너지를 드리고 싶어요. 받은 것에 대해 보답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더 건강해지고,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자, 화가, 대학원생, 방송인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솔비.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음악’이 가장 중요한 소통 창구 중 하나라고 이야기했다. 솔비는 “앨범 준비를 시작했어요. 이번 앨범에선 가장 솔비다운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유명작곡가나 음반사와 손잡고 하는 게 아닌 솔비가 만드는 솔비의 음악이요.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그 부족하고 어색한 점도 제가 발전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거라고 믿어요. 곧 솔비다운 음악으로 찾아 뵐게요.”
문미영기자
한국스포츠 문미영기자 mymo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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