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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울 코앞… 새 먹이 주면 안 된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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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울 코앞… 새 먹이 주면 안 된다니까요"

입력
2014.02.0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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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여기서 먹이를 주면 안 됩니다."

2일 오전 11시 20분. 조류 인플루엔자(AI) 예찰(豫察)을 위해 서울 건국대 일감호(湖)를 돌던 광진구청 AI특별방역대책상황실 안은숙 주임이 새들에게 먹이를 주던 김모(50)씨를 발견하고 다급히 외쳤다. 김씨 주변에는 어느새 비둘기 30여 마리와 오리 10여 마리가 "꽥 꽥" 소리를 내며 모여 있었다. 손을 휘저으며 새들을 쫓던 안 주임은 "AI가 전염될 지 모르니 당분간 새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광진구청 AI상황실 직원 6명은 지난달 17일부터 관내 조류 서식지를 대상으로 휴일도 잊은 채 예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건국대 일감호 둘레 1.4㎞와 중랑천 군자교~장평교 구간 2㎞가 대상 지역이다. 일감호는 도심에선 보기 힘든 자연 생태지역으로 오리 50여 마리와 거위 가마우지 등 야생조류 10여 마리가 서식한다. 중랑천은 겨울 철새인 재갈매기가 날아드는 철새 서식지다. 광진구는 1일 경기 수원에서 발견된 죽은 기러기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조류에게 먹이 주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직원들은 조류 폐사체나 이상 행동을 보이는 조류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호수 둔치까지 내려가 새들을 살피던 성강현 계장은 "사체 벼슬에 푸르스름한 빛이 돌거나 설사 흔적이 있으면 AI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며 "걸을 때 기우뚱하거나 움직임이 유난히 둔한 것도 AI 징후"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AI 확산 예방 활동도 이어졌다. 안 주임은 일감호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던 주민 10여명에게 "AI는 조류의 배설물로 전염되기 때문에 새가 모이지 않도록 먹이를 주지 말고 새와 접촉하는 일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매주 한두 번 일감호 주변을 산책한다는 주민 신재희(59)씨는 "새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조류를 만지는 사람이 많아 불안하다"며 "구청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들(8)과 함께 이곳을 찾은 배모(43)씨는 "평소 아들이 새들에게 먹이를 주기도 하는데 오늘은 구청 직원들의 설명에 따라 보기만 하고 귀가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범 AI특별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수도권에서 AI발병 조류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서울시가) 더 이상 안전지역이 아닌 만큼 야생동물 서식지와 조류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AI 발병지역에 준하는 방역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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