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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하는 난쟁이의 감동… 뮤지컬 무대에서도 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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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하는 난쟁이의 감동… 뮤지컬 무대에서도 통하나

입력
2014.02.0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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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12년 동안 80만 관객을 모으며 공연계를 들썩거리게 했던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이하 백사난)'는 흥행극의 범주에 들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연극이다. 스타급 배우가 전무했고, 동화를 배경으로 해 타깃 관객층이 어린이였으며, 8m 너비의 좁은 무대와 박스 6개가 소품의 전부인 그저 그런 작은 극이었다. 더구나 주인공(반달이)은 말을 못하는 것으로 돼있어 대사도 없고 노래 한 소절 부르지 않아 온전히 연기력만으로 객석과 소통해야 했다. 결과적으로는 흥행 대기록을 세웠지만 초창기에는 관객이 등장 배우(7명)보다 적었던 적도 있었다.

'백사난'은 이 같은 핸디캡을 극복했고 우리 사회 '작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표 연극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게 2012년 2,800번째 공연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 '백사난'이 뮤지컬로 돌아왔다. 말 못하고 초라한 난쟁이 반달이가 백설공주를 짝사랑하는 스토리는 연극과 다름없지만 배우가 10명으로 늘고 700석 규모 중극장 공연에 걸맞은 무대장치를 갖췄으며 반달이의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노래(총 27곡)가 얹어졌다.

지난해 12월 3일 이화여대 삼성홀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인 뮤지컬 '백사난'은 연극의 흥행을 이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극을 추억하는 관객이 몰리면서 (유료객석 70%대) 당초 계획(1월 19일 폐막)과 달리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연장공연(2월 19일까지)이 이뤄지고 있으며 대전과 광주 공연도 예정돼 있다.

뮤지컬에서는 연극 무대에서 부족했다고 느껴진 주인공 반달이(강연정)의 감정선을 보다 두드러지도록 한 게 가장 눈에 띈다. 첫눈에 반한 백설공주(최보영)를 향한 말 못하는 반달이의 짝사랑을 연극은 음악과 해설, 배우의 몸짓으로 그렸다. 하지만 뮤지컬은 날지 못하는 새인 홍등수리(오정훈)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반달이의 마음을 노래와 말로 대신 표현토록 해 연극보다 훨씬 직설적으로 다가온다. 키 작고 말 못하는 반달이를 상징하듯 불우한 운명을 지닌 홍등수리는 왕자(윤석현)를 찾아 나선 반달이를 동행하며 객석을 향해 애틋한 사랑의 대변자 역할을 한다. 무대가 커지면서 배우의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연출하는 턴테이블이 등장하는 등 볼거리도 많아졌다. 키높이 구두만으로 난쟁이보다 키가 큰 인간들을 그려냈던 연극과 달리 뮤지컬에선 배우들이 대형 인형을 어깨에 얹고 나와 위압적이면서 동떨어진 인간 세상을 이미지화한다.

뮤지컬로 바뀐 '백사난'은 연출과 반달이 역의 강연정을 제외한 스태프와 배우가 모두 교체됐다. 대형 뮤지컬이 공연계를 좌우하는 환경에 맞춰 새로운 '백사난'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작진의 생각이 앞선 것도 같다. 하지만 극의 엔딩인 안개꽃 속 반달이의 등장, 커다란 천으로 물에 빠진 백설공주의 위급함을 보여주는 장면, 그리고 반달이의 춤사위는 규모만 커졌을 뿐 그대로다. 연출을 맡은 박승걸씨는 "오래 전 '백사난'을 연극으로 봤던 관객이 가족과 추억을 더듬기 위해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며 "뮤지컬은 가족극적인 요소를 강화해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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