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번의 지방선거에서 야당 쏠림 현상이 뚜렷했던 수도권(서울ㆍ경기ㆍ인천) 지역의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도 주목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논란 여파와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새정치신당'까지 참여하는 3자구도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기존 추세와는 다소 다른 결과도 예상된다.
수도권의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쏠림 현상이 심하지 않은 기초ㆍ광역 의회와 달리 기초단체장 선거는 여당의 무덤이었다. 2010년 치러진 5회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서울의 기초단체장 25곳 중 4곳을 확보하는데 그치는 등 수도권 66곳 중 15곳에서만 승리했다. 민주당은 서울 21곳 등 수도권에서 46곳을 차지하는 완승을 거뒀다.
2006년 4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전신이자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경기 구리에서 유일하게 박영순 현 시장이 당선된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지역에서 모조리 패했다. 심지어 시ㆍ도 의회 의원을 뽑는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서울 96곳, 경기 108곳, 인천 30곳 모두를 한나라당이 휩쓸었다.
2002년 3회 지방선거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은 서울 3곳을 비롯 전체 수도권에서 9곳만 확보한 반면 야당인 한나라당은 서울 22곳을 비롯해 수도권 54곳에서 승리했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수도권의 경우 전통적으로 젊은 층 고학력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선거 때마다 반영됐다"며 "이번 선거에서도 기본적으로 그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는 지난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던 민주당의 수도권 지지율이 새누리당은 물론 새정치신당에도 뒤지는 점과 3자 구도 시 야권 표의 분산이 변수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수도권에서 민주당 소속 현역 기초단체장이 많다는 게 결코 유리하기만 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선 야권 연대를 토대로 한 큰 바람을 기대하기 어려워 정당 지지도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윤 센터장은 "새정치신당이 수도권에서 후보를 적극적으로 낸다면 광역단체장보다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최근 나오고 있는 정당 지지율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새누리당의 경우 아직까지 수도권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새누리당 지지율이 크게 빠지지 않았다는 점과 지방정부 입장에서 보면 사실상 야당이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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