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손님이 3배 가까이 늘어난 추석 연휴 동안 밤샘 근무를 한 뒤 쓰러져 숨진 고속도로 휴게소 직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 심준보)는 근무 중 사망한 경부고속도로 C휴게소 직원 윤모(당시 52세)씨 유족이 "유족 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윤씨는 2010년 사흘간의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날인 9월24일 오전6시쯤 C휴게소 화장실 입구 부근에서 간질 발작으로 쓰러진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내출혈로 숨졌다. 윤씨는 약 1년5개월 동안 오후 8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30분까지 하루 12시간 주6일 근무하며 휴게소 시설물 관리 및 호두과자 판매 업무 등을 담당했다. 유족들은 "추석 연휴 업무량이 폭증하면서 윤씨가 쓰러지게 됐다"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줄 것을 근로복지공단에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윤씨가 쓰러지기 1주일 전부터 명절연휴를 맞아 평일보다 휴게소 이용고객이 3배 정도 급증했다"며 "야간 근무가 간질발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학적 견해를 고려할 때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윤씨는 이전에는 아무런 증세가 없었으나 휴게소에서 1년3개월 정도 야간 근무를 한 시점인 2010년 7월쯤 처음으로 간질 증세를 보였다"며 "지속된 야간근무로 간질이 발병하거나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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