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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이산상봉 무산 빌미될라" 키리졸브 훈련일정 발표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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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이산상봉 무산 빌미될라" 키리졸브 훈련일정 발표 미뤄

입력
2014.01.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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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여부에 대한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우리 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내달 하순 시작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연습이 모처럼 조성된 남북간 대화무드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초 군 당국은 설 연휴 직전인 28일을 전후한 시점에 키리졸브 연습 일정을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훈련 한달 전쯤 내용을 언론에 알리고 이해를 높이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난 24일 북한이 갑작스럽게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는 돌발 변수가 불거지면서 이 같은 구상이 헝클어졌다.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훈련 중단을 줄기차게 촉구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훈련 내용을 공개하기에 아무래도 부담이 커진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북한의 움직임에 상관없이 예정대로 훈련을 진행하겠지만 이왕이면 오랜 염원인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된 후에 훈련 계획을 발표하는 게 모양새가 좋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군 당국은 내달 17일부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열고 이를 위해 29일 실무접촉을 갖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북한의 구체적인 반응이 나온 후에야 훈련 내용을 브리핑할 방침이다. 시점은 대략 설 연휴 직후인 내달 초로 잡았다. 그래야 혹시라도 행사가 무산될 경우 한미 군사훈련이 이산가족 상봉을 가로막았다는 불필요한 오해와 일부의 비판을 피하고, 방어적ㆍ연례적 목적의 훈련 취지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군 내부의 의견도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연합사의 한 축인 미군 측은 "예정대로 절차대로 훈련 일정을 공개하자"고 원칙을 강조한 반면, 우리 군 당국과 청와대는 "정치적 파장을 무시할 수 없으니 좀더 북한의 반응을 지켜보자"고 신중론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응할 것으로 믿지만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라 곤혹스러운 면이 있다"며 "북한이 계속 침묵하면 우리도 일단 설 연휴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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