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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줄줄이 예상 확 벗어난 어닝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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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줄줄이 예상 확 벗어난 어닝쇼크

입력
2014.01.2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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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증권사들의 대우건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1,005억원이었다. 이 수치는 지난주 71억원까지 떨어졌지만, 막상 28일 대우건설이 발표한 4분기 영업실적은 4,451억원 적자였다. 23일 4분기 실적을 공개한 대림산업의 경우도 한 주전까지 증권가 전망치는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실제 결과는 영업손실 3,196억원을 기록했다.

정도는 덜하지만 24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물산은 4분기에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7% 줄어든 1,024억원, 삼성엔지니어닝도 83% 감소한 272억원을 기록해 예상치를 빗나갔다.

이처럼 건설업체들이 줄지어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난 '어닝쇼크'를 기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최근 3~5년 사이 계약한 해외 사업장의 부실 탓이다. 출혈경쟁으로 낮은 가격에 수주를 따낸 데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 자체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공사가 진행되는 도중에는 이에 따른 부실을 정확히 집계하지 않다가 완공이 다가오자 예상되는 부실까지 4분기에 한 번에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올 상반기에 건설사 장기공사에 대한 테마감리를 예고하면서 건설사들이 미리 부실털기에 나선 영향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관계자는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건설사들이 수정된 사항을 회계에 즉시 반영하지 않고 이 과정에서 손실을 줄이는 등의 분식회계가 나타날 여지가 있다고 보고 6월부터 테마감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예상과 실제 실적 격차가 너무 커지자 건설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자산운용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회계의 신뢰성은 투자의 기본"이라며 "건설사들이 약속이나 한 듯 예상을 크게 벗어난 실적 발표를 반복하면서 투자자 이탈이 극심하다"고 말했다.

이보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1980년대와 90년 중반에도 해외 공사로 인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국내 실적으로 덮고 가면서 어닝 쇼크를 모면했다"며 "아직 준공되지 않은 물량이 많아 올 1, 2분기까지 어닝쇼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건설사들이 소화능력에 비해 과도한 양의 음식을 먹고 탈이 난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부실을 털고 나면 해외시장 경쟁력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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