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과 여름 패션의 키워드는 '블루'(파랑)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 색채연구소 팬톤은 올해 패션의 유행색상으로 '다즐링 블루(dazzling blue)'를 선정했다. 파리·밀라노 등 세계적인 패션쇼에서도 다즐링 블루가 대다수 디자이너들의 주 색상으로 선택됐는데, 한 색상전문가는 "은은한 계통의 파랑색으로 글로벌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업체 페이스북의 상징색과 가깝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파랑색은 원래 여름 패션에 국한된 색상이었는데 색상이 주는 진취성과 신뢰감이 부각되면서 지난 해 가을·겨울 제품부터 많이 사용되기 시작했다"며 "올 봄과 여름에도 블루 열풍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패션업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올해 '청마의 해'와 맞물려 블루 컬러 패션이 초강세다.
삼성 에버랜드의 남성복 브랜드인 갤럭시와 로가디스, 빨질렐리 등은 올 봄 재킷의 40%, 셔츠의 30%에 해당하는 물량을 푸른색으로 제작했고, 액세서리 제품군의 30%도 푸른색을 주 색상으로 선택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푸른색 제품이 10% 이상 늘어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질스튜어트, 모그 등 LG패션의 여성복 브랜드들도 올 상반기 청색 제품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려 출시하고 있다. FnC코오롱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도 신비감과 역동적인 이미지를 나타내는 푸른색을 활용한 제품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세정의 신발 브랜드 써코니는 올해 청마의 행운과 민첩함을 전해준다는 의미를 담아 봄 신상품인 '재즈 오리지널 볼리스틱'남성용 다즐링 블루와 여성용 인디블루를 다음달 초 선보일 예정이다. 신발 브랜드 캐터필라도 푸른 색상의 '콜린스 미드 부츠'를 출시한다.
패션 브랜드 MCM은 설 선물을 겨냥해 블루를 활용한 2014년 봄여름 시즌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특히 이번 시즌 메인 제품인 '키아나'는 푸른색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양피가죽으로 제작돼 가볍고 소재감이 부드럽다.
패션 트렌드 컨설팅 연구소 인터패션플래닝의 황선화 수석연구원은 "푸른색은 밋밋한 의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포인트 역할을 하면서 다른 색상과도 잘 어울려 활용도가 높다"면서 "푸른색의 인기는 올해 청마의 해와도 잘 맞고, 불황에 지친 이들이 희망을 찾는 심리도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