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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은행 노조, 이번엔 카드 통합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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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은행 노조, 이번엔 카드 통합 갈등

입력
2014.01.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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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통합 중단하라."

28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금융위원회 건물 앞. 한 남성이 '카드분사 절대반대'라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그는 "하나SK카드 부실 은폐를 위한 무리한 카드통합은 외환은행의 가치훼손과 고객정보 유출 위험까지 안고 있다"고 외쳤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13일부터 이렇게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인수에 반대했던 외환은행이 또다시 하나금융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에는 하나SK카드와의 통합을 위해 외환은행 카드사업부가 분할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것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5년 독립경영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시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다음달 4일까지 외환은행 8,000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적 신청서를 받고 있다. 외환카드 사업부가 하나SK카드와 통합을 목적으로 외환은행에서 분할하기 때문에 이 곳으로 옮길 직원들을 선발하는 것이다. 이적 조건으로는 ▦통합 후 3년간 고용보장 ▦급여ㆍ복지 외환은행과 동등한 수준 ▦무기계약직원의 정규직 전환 등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통합 이후에도 사람 자를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하나금융은 다음달 26일 주주총회에서 분할을 최종 의결하고 바로 외환카드를 '외환카드 주식회사'로 계열사에 편입한 뒤 하나SK카드와 통합 절차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10월까지 통합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설립을 7월로 앞당길 예정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양 카드사 점유율을 합하면 8%대로 당장 업계 5위로 올라서 롯데카드와 나란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노조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으로부터 2조8,000억원의 외환카드 부문 자산과 600명의 인력을 유출하려는 것"이라며 "이적 요구에 일체 응하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매년 적자에 시달리는 하나SK카드에 꾸준하게 흑자를 내는 외환카드를 통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번 통합은 2012년 2월에 작성한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서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상당수 외환은행 직원들은 눈치만 보고 있다. 이적 조건도 나쁘지 않은데다, 이미 외환은행은 상장폐지 됐고 ▦전산망 통합 ▦인도네시아 중국 등 해외통합법인 설립 등 하나금융의 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 외환은행 직원은 "독립경영이 끝나는 2017년 2월 이후에 노조는 어떻게 할 건지 모르겠다"며 "이미 외환도 하나금융 소속 아닌가. 이젠 반대할 명분도, 힘도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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