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이 국공내전 이후 처음으로 정부 당국자 간 공식회담을 개최한다. 그동안 당이나 준정부기구를 협상 파트너로 내세웠던 양측이 1949년 내전 종료 후 65년 만에 정부 공식 기구를 협상 채널로 가동하는 것으로 양안 관계가 급진전하고 있는 증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내달 11~14일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장관)이 중국 난징(南京)과 상하이(上海)를 방문,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과 만난다고 28일 밝혔다. 회담에서는 양안 대표기구 성격의 사무처 조기 설치, 언론매체 상주 허용, 지역 경제공동체 공동참여, 양안 협력ㆍ교류 강화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회담은 왕 주임위원과 장 주임이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비공식 만남을 갖고 정례 접촉에 대해 논의한 것이 계기가 됐다.
긴장을 빚던 중국과 대만은 2008년 친중국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취임하면서 화해 분위기로 돌아섰다. 대만 언론들은 이번 회담에서 마 총통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양안 정치회담 개최를 위한 물밑 교섭이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해외 순방 중인 마 총통은 "중국 지도자와 만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만남의 여건이 조기 형성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만 제1야당 민진당은 "이번 장관급 회담으로 대만의 주권을 훼손될 수 있다"며 "특히 평화협정 체결, 통일 등 정치적 이슈를 다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