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 의심신고가 접수됐고, 경남 창녕 우포늪의 철새 분변에서는 인플루엔자 양성 반응이 나오는 등 수도권과 영남지역으로도 AI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북 진천의 오리농장에선 AI H5형 항원이 검출돼 충북지역에선 2003년 이후 10년만에 AI가 발생했고, 의심신고가 들어왔던 전남 해남, 충남 천안의 오리농장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H5N8형) AI로 확진됐다. 전남 영암, 충남 서천, 전북 부안에서도 추가 AI 의심신고가 들어와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설 연휴 귀성 인파의 대이동을 앞두고 방역 당국은 AI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경기도는 28일 평택시 청북면 어연리의 한 병아리 육계농장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경기도 자체 간이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타났으나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1차 부검 소견으로는 해당 농장의 닭이 전염성 기관지염에 걸려 집단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는 30일쯤 나올 예정이다.
수도권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닭 농가 중에서는 충남 부여 종계장(25일 확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다. 이 농장에선 이달 5일 충남 예산 부화장에서 육계 병아리 5만8,000마리를 들여와 사육중인데 지난 27일 1,700여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경기도 방역대책본부는 AI 감염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인근 지역에 닭 사육 농가가 밀집해 있어 비상 방역에 돌입했다. 의심신고가 접수된 평택에만 102농가에서 422만3,000마리의 가금류가 사육되고 있다. 경기도는 첫 의심신고인 만큼 확진에 준하는 수준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해당 농가에 통제초소를 설치했다.
수도권과 함께 AI가 발생하지 않았던 경남에서도 철새 분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경남도는 창녕군 우포늪 철새 분변을 수거해 간이검사를 실시한 결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와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AI 및 고병원성 여부는 다음달 5일쯤 확인될 예정이다.
경남도는 우포늪 10㎞ 이내 48농가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137만 마리의 이동을 제한하고 30㎞ 이내 44농가 165만 마리에 대해서는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또 통제초소 3곳을 8곳으로 늘리고 주변도로 집중소독, 무인헬기를 이용한 항공방제에 나섰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설 연휴를 앞두고 가금농장이나 철새도래지는 가급적 방문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방문해야 할 때는 차량 내ㆍ외부를 철저히 소독해 달라”고 당부했다.
창녕=이동렬기자 dylee@hk.co.kr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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