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대통령은 프란체스카 여사와 고아원을 방문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고향 거제도를 찾아 친지들과 함께 설을 맞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새해 인사를 받고 세뱃돈을 나눠줬다.
국가기록원은 설을 맞아 역대 대통령들의 다양한 새해맞이 풍경을 사진 등 기록물 41건을 통해 28일 공개했다. 보육원이나 양로원, 재래시장을 찾아 민생을 보듬거나 가족과 친지들과 함께 새해를 보내는 대통령들의 모습이 사진에 남아 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3년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와 함께 고아원을 찾아 위문품을 전달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새해 아침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선물을 나눠줬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9년 혜명양로원을 방문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재래시장을 찾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4년 2월 설 연휴를 맞아 부인 손명순 여사, 차남 현철씨 부부와 고향 거제도를 방문, 부친 김홍조 옹에게 세배하는 모습이 사진에 남아 있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의 고향 방문은 특별기를 통해 이뤄졌으며 거제도 출신의 삼성전자 여성 근로자 2명도 함께 동승한 것으로 기록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새해 첫날 수석 보좌관과 비서관 등 참모진에게 새해인사를 받고 세뱃돈을 나눠줬는데 이날 세뱃돈은 1만원이었다.
대통령의 다양한 새해 선물에서도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8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 취업근로자, 원양어업 어선 인부, 아프리카 지역 의사 등 7만2,000명에게 깻잎 통조림, 고추장, 김치 등을 새해 선물로 보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3년 집배원과 광부 7만8,000명에게 방한외투를 지급했는데 외투 오른쪽 속주머니 윗부분에 '대통령각하 하사품'이라고 새겨 대통령이 준 선물임을 나타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쌀 관세화 유예 협상'비준(2005년)으로 당시 쌀시장 개방에 시름이 많았던 농민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전국 8도 명품쌀과 전통 민속주를 2006년 설 선물로 정해 전직 대통령과 장차관, 소년소녀가장, 자원봉사자 등 5,000명에게 전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장애인들이 생산한 제품을 홍보하고 판로를 열어주고자 2012년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떡국과 참기름, 참깨를 독거노인, 국가유공자, 순직 소방경찰, 천안함 연평도 포격 희생자 유가족 7,000여명에게 보냈다.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은 "역대 대통령의 다양한 새해 풍경을 담은 기록물을 통해 2014년 청마의 해를 뜻 깊게 맞이하고 설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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